응급처치를 소홀히 해 신생아를 뇌성마비에 빠뜨린 소아과 전문의에게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대구고법 제3민사부(김기정 부장판사)는 신생아가 출생 직후 호흡곤란 증후군이 발생했는데 의사가 적절한 처치를 하지 않고 다른 병원에 옮기도록 해 뇌성마비에 빠졌다며 A(10)양과 가족이 낸 손해배상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했던 원심을 깨고 의사(41)는 A양과 가족에게 모두 2억6천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양에게 발병한 뇌성마비에 다른 원인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의사의 과실로 A양에게 뇌성마비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손해를 의사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 피고의 책임을 전체 손해의 50%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이유를 밝혔다.

2000년 4월 임신 31주 상태에서 조산으로 태어난 A양 측은 출생 3시간여만에 A양이 피부청색증과 호흡곤란증세를 보였는데 당시 병원의 소아과 전문의가 산소공급을 위해 필요한 처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간호사만 구급차에 동승시켜 병원을 옮기도록 하는 등 A양을 저산소증으로 방치해 뇌성마비에 빠지게 했다며 소송을 냈다.

(대구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lee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