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경쟁업체가 파산 등으로 주저앉은 기업들이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다.

납축전지 생산업체 세방전지는 지난달 28일 3만435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아트라스BX도 지난 4일 2만7050원으로 1년 신고가에 올랐다. 두 회사 모두 전방산업인 자동차산업 관련 매출 증가로 3분기 뚜렷한 실적 개선이 예고되고 있다.

김봉기 이트레이드증권 니치마켓팀장은 "금융위기 과정에서 원재료인 납가격이 급등락하면서 영세업체들이 대부분 도산했다"며 "올해부터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납축전지 수요가 늘면서 경쟁업체들이 줄어든데 따른 수혜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화방지제를 생산하는 송원산업은 지난달 25일 전 분기 대비 33.2% 줄어든 3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올 들어 최고가인 1만2750원(4일)까지 올랐다.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주춤한 상황에서 해외 설비투자를 늘리는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자 내년 실적개선 기대가 선반영되는 모습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위기로 미국 켐추라가 지난해 도산하면서 송원산업이 세계시장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며 "1위인 스위스 시바도 최근 독일 바스프에 인수되면서 적극적인 투자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영상 저장장치(DVR) 생산업체인 아이디스는 지난달 26일 1만9100원으로 1년 신고가에 마감했다. 같은 업종의 아구스가 지난 4월 상장폐지된데 이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중저가 DVR 시장에서 입지가 강화된 덕분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쟁사들이 해당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아이디스의 내수시장 지배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도 활발하게 진출해 실적 호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경쟁업체가 사라지면 가격협상력이 높아지고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는 등 수혜를 누릴 수 있다"며 "새로운 기업이 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 효과는 중장기적"이라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