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산업이 전시와 컨벤션은 물론 관광을 아우르는 종합서비스업으로 부상함에 따라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시설확충에 나서는 등 전략 산업화하고 있다. 특히 전시 · 컨벤션 인프라는 자체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전시 · 컨벤션산업을 제조업을 선도하는 지식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전시면적 5000㎡ 이상 전시장이 181개가 추가 건립돼 올해 말에는 1062개에 달할 전망이다.

국제회의 전문조사기관인 UIA에 따르면 2008년에 전 세계적으로 개최된 국제회의는 총 1만1085건이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총 5864건의 국제회의를 개최해 전체의 절반이 넘는 52.7%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아시아(2402건,21.7%),아메리카(1976건,17.8%)의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위를 차지했으며 프랑스와 싱가포르가 뒤를 이었다.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

아시아 국가 중 특히 싱가포르의 약진이 눈에 띈다. 싱가포르는 2008년 국제회의 개최 건수 상위 30개 국가 중 지난 10년간 개최건수 증가율이 426%나 됐다.

싱가포르는 국제회의를 연간 600~700건 유치해 수조원을 벌어들인다. 2015년에는 마이스산업으로 10조원의 수입을 올린다는 목표다.

싱가포르는 정부가 앞장서서 마이스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각종 지원제도를 운영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싱가포르 관광청의 7개 본부 중 BTMICE(Business Travel & MICE) 전담부서가 비즈니스 관광 및 마이스를 위한 진흥정책을 통합적으로 담당한다. 컨벤션 산업의 글로벌 마케팅 프로그램인 'Business Event in Singapore'라는 캠페인에 2006년부터 5년간 1억700만 싱가포르달러를 투자한 것만 봐도 싱가포르 정부가 마이스산업 육성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로 급부상한 중국은 전시 · 컨벤션 선진국인 독일의 전시기업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관련 노하우를 빠른 속도로 흡수하고 있다. 광저우 국제 컨벤션 센터는 독일의 전시기업인 리드(Reed)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상하이 국제전시센터 역시 독일의 메세와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중국의 전시 · 컨벤션 산업은 해마다 20% 정도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어 많은 다국적 전시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특히 지난 10월 말 끝난 상하이 엑스포 개최효과를 마이스산업 육성에까지 연계하기 위해 마이스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기로 했다. 엑스포가 끝나면서 14만㎡ 규모의 상하이엑스포센터 등 주요 건물들을 전시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상하이는 금융 및 무역의 중심지라는 도시 이미지를 마이스 산업에 접목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홍콩 정부도 예산지원,호텔 숙박업 세금 폐지,세금 감면 등의 다양한 지원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컨벤션 센터에서 회의를 개최할 경우 최고 40%까지 회의장 임대료를 할인해 주고 있으며 호텔 숙박료도 최고 50%까지 깎아 준다.

일본은 50여 곳의 지방도시를 국제회의도시로 인증해 연간 4조7300억엔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11조4000억엔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 미국 등도 마이스 인프라 확충

마이스산업의 선진국으로는 대표적으로 독일과 프랑스, 미국 등을 꼽을 수 있다.

독일의 경우 세계 최대 규모 전시회 중 3분의 2가 개최되고 있으며 세계 상위 10위의 전시장 4곳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전시장은 하노버에 있으며 면적만 49만㎡에 이르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18개의 컨벤션 센터를 바탕으로 세계 2위(2008년 기준)의 국제회의 개최도시로 자리 잡았다. 벨기에 브뤼셀은 좁은 국토에도 불구하고 4개의 컨벤션 단지를 효과적으로 차별화해 세계적인 국제회의 개최도시로 부각됐다. 2004년 국제회의 개최건수가 190건에 불과했지만 2008년에는 299건으로 4년 새 50% 이상이나 증가했다.

미국은 각종 전시회 등으로 인한 수입만 연간 646억달러에 이르며 전시산업을 통한 고용창출 효과만 연간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미국은 전시회 참가자들을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의 위락시설과 연계함으로써 관광수입의 시너지를 창출해 가고 있다.

마이스산업을 통해 도시의 이미지를 바뀐 경우도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좋은 예다. 현재 라스베이거스에는 연간 2만5000여회의 전시 · 컨벤션이 개최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3500만명이 이 도시를 찾고 있다.

호주의 경우 전시 등 비즈니스와 관광이 융합되는 트렌드를 반영해 마이스산업을 이미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 중이다.

김재창 기자 cha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