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고강도 부동산 억제책을 발표하면서 투기용 집을 구매하기 위한 위장이혼이 늘어나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1가구 2주택 이상 주택 구입에 대해 은행대출을 제한하고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등 투기억제 차원의 규제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게다가 일부 지방정부를 시작으로 부동산세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 투기 목적의 주택 구입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투기용 주택구입 비용을 줄이기 위한 부부들의 위장이혼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상하이파이낸셜뉴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위장이혼도 할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SCMP는 가짜 이혼서류를 제작하는 업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루에 12명이 넘는 부부가 찾아오는데 대부분이 주택구입 목적"이라고 전했다.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만 이혼을 신청한 부부는 84만쌍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차오젠하이 중국사회과학원 교수는 "위장이혼은 정부의 부동산 억제책에도 단기적으로는 주택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9월 70개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9.1% 상승,전달 대비 0.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오 교수는 "위장이혼이 늘어나면 사회 안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단속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