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이 서울지역 중견 저축은행인 삼화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삼화저축은행 지분을 100% 갖고 있는 경영컨설팅 회사인 아이비씨앤파트너스와 비밀유지 약정서(CA)를 맺은 뒤 삼화저축은행에 대한 자산과 부채 실사를 진행 중이다. 비밀유지 약정서는 기업 인수 · 합병(M&A)과 관련한 정보에 대해 서로 비밀을 지키자는 합의로 일반적으로 인수작업을 시작하기 직전 단계에 맺는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삼화저축은행 인수가격은 7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는 수준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의 삼화저축은행 M&A 추진에 대해 "11월 중순이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며 인수가 조만간 마무리될 것임을 시사했다. 메리츠금융그룹 고위 관계자도 "지주사 전환을 앞둔 메리츠금융그룹이 전략적으로 저축은행을 인수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비밀유지 약정서를 체결한 만큼 실사 후 인수가 확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수신 기능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메리츠금융그룹은 화재보험 종금증권 자산운용사 등 5개 자회사를 거느린 회사로 저축은행 인수를 오래 전부터 추진해왔다. 원명수 메리츠화재 부회장은 올해 5월 기자간담회에서 수신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저축은행을 인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금융당국에 지주사 전환 승인 신청을 낸 상태다.

금융당국은 부산은행 대구은행 등과 함께 메리츠금융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예비인가 심사를 진행 중이다. 예비인가 심사부터 본인가까지 6개월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메리츠금융지주는 내년 상반기 중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추가해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삼화저축은행은 작년 말 자산이 1조3269억원,자기자본이 484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144억원 적자를 냈다. 부실 여신인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7.52%다. 점포는 서울 포스코사거리 본점과 신촌지점 등 2곳이다.

삼화저축은행은 지난 6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6.06%로 우량 저축은행의 기준인 8%보다 낮아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삼화저축은행의 BIS 비율이 적기시정(경영개선) 조치에 해당하는 단계"라며 "삼화저축은행이 제출한 경영 정상화 계획을 평가해 경영개선 권고 조치를 내릴지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축은행 감독규정상 BIS 비율이 5% 밑으로 떨어지면 경영개선 권고를,3% 밑으로 떨어지면 경영개선 요구를,1% 미만은 영업정지인 경영개선 명령을 받게 된다. 금융당국은 삼화저축은행 경영 정상화를 위한 M&A가 성사될 것에 대비해 당분간 적기시정 조치를 유예할 예정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