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28~29일 집행위원회서 선정절차 논의

국제축구연맹(FIFA)이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절차를 논의하기 위한 집행위원회를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본부에서 개최한 가운데 대한축구협회가 20년 만의 월드컵 재개최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축구협회 회장인 정몽준 FIFA 부회장, 송영식 월드컵유치위원회 부위원장, 서대원 사무총장, 김동대 위원 등 10여 명의 대표단을 파견해 개최지 결정권을 쥔 집행위원들을 상대로 활발한 로비를 펼쳤다.

제프 블래터 회장 주재로 오는 29일까지 열리는 FIFA 집행위원회의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오는 12월2일 열릴 예정인 개최 신청국가들의 설명회 및 개최지 선정 투표 절차다.

또 최근 영국 선데이 타임즈의 보도로 불거진 아모스 아다무(나이지리아), 레이날드 테마리(타히티) 등 FIFA 집행위원 2명의 월드컵 유치결정 투표를 대가로 한 금품 요구 스캔들 처리 문제도 다룬다.

현재 영국과 네덜란드-벨기에, 러시아, 스페인-포르투갈, 미국 등 5개국이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를 동시에 신청했고, 한국과 카타르, 일본, 호주 등 4개국이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신청했다.

하지만, 2018년은 유럽 개최가 유력시되고 미국이 2022년 대회 유치에 주력하는 쪽을 방침을 정함에 따라 우리나라가 신청한 2022년 대회 유치 경쟁은 미국을 포함한 5객국이 접전하는 양상이다.

우리나라는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 이후 20년 만에 `성년'이 돼서 치를 단독 개최라는 점과 2002년 월드컵을 `붉은 악마'의 응원 열기와 함께 성공적으로 치러낸 점, 월드컵 대회를 통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협력 증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FIFA가 최근 금품 요구 스캔들에 타격을 받으면서 신청국 가운데 유일하게 한반도 평화라는 역사적 가치와 도덕적 명분을 내세운 우리나라가 집행위원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카타르의 경우 중동지역 특유의 무더운 날씨와 적은 인구라는 약점을 갖고 있고, 호주는 오세아니아 지역 최초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경기 개최 도시 간 이동거리가 멀고 인구 100만 이상인 대도시가 많지 않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미국은 1994년 월드컵에 이어 1999년과 2003년 여자월드컵 등 16년 동안 3차례나 월드컵을 치른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일본은 유치 명분의 구체성 확보와 한국과의 차별성 부각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명예 유치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카타르는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지도자(에미르)가 직접 뛰는 등 유치 신청국들의 정상급 인사들의 활약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대회 유치를 신청한 러시아도 푸틴 총리가 홍보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지명도를 가진 이 인사들은 오는 12월 1일과 2일에 진행되는 설명회에 직접 참석해 한 표를 호소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투표권을 가진 FIFA 집행위원 24명 가운데 스캔들에 연루돼 지난 20일 직무정지 조치를 받은 2명의 위원의 최종 처리 여부는 내달 17일 결정된다.

(취리히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