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유치설명회 순서 9개국 중 2번째

내달 17일 윤리위서 뇌물요구 집행위원 처리

국제축구연맹(FIFA)은 29일 집행위원회의를 열어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를 오는 12월 2일 동시에 실시한다는 일정을 확정했다.

최근 FIFA는 월드컵 개최지 결정과 관련한 집행위원 2명의 뇌물 요구 파문, 스페인과 카타르의 담합설 등 각종 스캔들에 시달리고 있어 개최지 선정 일정이 연기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으나, 28일부터 이틀간 열린 회의에서는 예정대로 선정 투표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이날 오후(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FIFA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블래터 회장은 회견에서 "(집행위에서) 절차를 변경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블래터 회장은 그러나 2개 대회의 개최지 결정을 동시에 하기로 한 지난 2008년 FIFA의 결정에 대해 "옳은 방식이 아니지만, 당시 우리는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했었다"며 "개인적으로 나는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하기로 한) 이번 결정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집행위는 2018년 개최지 선정 투표를 먼저 한 뒤 2022년 개최지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2018년 월드컵 유치 경쟁은 영국과 네덜란드-벨기에, 러시아, 스페인-포르투갈 등 4개국이, 2022년 월드컵은 한국과 카타르, 일본, 호주, 미국 등 5개국이 경쟁하고 있다.

2개 대회 유치를 동시에 신청한 나라 가운데 미국은 2022년 대회에 주력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2022년 대회 신청을 철회하고 2018년 대회 유치에 전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9개 유치 신청국들은 오는 12월 1일과 2일 양일간 FIFA 본부에서 설명회를 갖고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호주가 1일 오후 2시 첫 유치설명회를 갖고, 우리나라는 오후 3시에 두번째로 설명회를 연다.

이어 카타르, 미국, 일본, 벨기에-네덜란드, 스페인-포르투갈, 영국, 러시아의 순서로 설명회가 진행된다.

설명회에는 미국 월드컵유치위 명예위원장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등이 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FIFA 윤리위원회는 내달 15일부터 17일까지 회의를 열어 아모스 아다무(나이지리아), 레이날드 테마리(타히티) 등 FIFA 집행위원 2명이 월드컵 유치결정 투표에서 지지해주는 것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한 사건, 스페인과 카타르의 투표 담합설에 대한 처리 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스캔들에 연루된 2명의 집행위원은 현재 직무가 정지된 상태이며, FIFA 윤리위의 결정에 따라 12월2일 개최지 선정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스페인과 카타르의 투표 담합설에 대해 블래터 회장은 "유치 신청국들이 어떤 종류든 협약을 맺는 것은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FIFA는 블래터 회장의 제안에 따라 축구 경기 진행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집행위는 이달 초 나이지리아 축구협회에 대해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한 결정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취리히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