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기업들의 마케팅이 열기를 뿜고 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번 행사에서 자사 상품이 노출될 경우 국제 인지도 상승과 매출 증대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서다.
G20 정상회의에 큰 기대를 걸어온 곳이 주류업계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최근 리셉션과 정상회의 만찬 때 사용될 건배주와 만찬주 후보로 12종을 압축했으며,조만간 건배주 1종과 만찬주 2~3종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건배주로는 청주가 유력하다. 국내 청주 중에선 롯데주류 '설화'와 금복주 '화랑' 등이 후보다. '화랑'은 지난 21~23일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총재회의 건배주로도 사용됐다.

만찬주로는 동아원이 미국 나파밸리에서 만든 와인 '온다도로'가 확정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G20 정상회의는 실무 위주여서 '공식 건배주'는 없지만 건배할 때 쓸 술은 필요하다"며 "막걸리는 후보에 포함됐지만 침전물이 있는 만큼 건배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G20 정상과 수행원 · 기업인 등 1만여명 이상이 몰릴 예정이어서 서울시내 특급 호텔의 예약률은 90%를 넘고 있다. 객실료도 많이 뛰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호텔들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스위트룸과 연회장을 개 · 보수했으며,정상들을 위한 한식메뉴도 개발했다. 비즈니스 서밋(B20)이 열리는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은 환영만찬 등에서 선보이는 한식을 향후 별도 메뉴로 만들 방침이다. 호텔 관계자는 "한식당 '온달'이 전통 궁중 조리법을 사용해 선보인다"며 "향후 상품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호텔은 지하 1층에 있던 한식당을 최고층인 38층으로 옮겨 다음 달 3일 재오픈하며,임피리얼팰리스호텔은 새로 개발한 한정식 코스 메뉴를 11월 한 달간 판매한다.

백화점 할인점 등은 이번 회의 참가국의 상품을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이달 31일까지 'G20 정상회의 기념 와인페어'를 열고 있으며,'세계 톱 브랜드 상품전'에선 캐나다 건강식품 'ahc',미국 옷 '캘빈클라인' 등을 판매한다. 홈플러스도 내달 3일까지 각국 대표 상품을 최대 35% 싸게 판다.

패션업체는 정상들이 입는 스타일의 슈트를 출시했다. 제일모직 남성복 갤럭시는 각국 정상의 스타일을 분석해 만든 '프레지던트 라인'을,LG패션 마에스트로는 160만원대의 'G20 기념 슈트'를 각각 내놨다.

현대 · 기아차는 각국 정상이 탈 '에쿠스 리무진' 등 172대의 차량을 제공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 · 기아차의 브랜드 가치 제고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강유현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