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본입찰(11월12일)이 가까워지면서 인수전에 뛰어든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관련 노동조합들이 인수전에 반기를 드는 등 그룹 내부에서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29일 현대그룹의 상장계열사인 현대증권 노동조합은 현대그룹이 사활을 건 현대건설 인수를 반대하기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집회는 서울 여의도 현대증권 본사 앞에서 오후 6시30분부터 열리며, 참가인원은 약 1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경윤 노조위원장은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인수자금 지원으로 현대증권의 경영이 위험해질 우려가 있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현대그룹과 현대건설은 시너지 효과를 내기 힘든데다 재매각할 것도 아니기에 인수자금이 묶여 현대증권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 위원장은 "아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집회 이외에 별다른 대응을 하고 있진 않지만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급물살을 탄다면 인수 반대를 위한 소송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그룹 관련 전국금속노조는 전날 공동성명서를 통해 "최대 6조원으로 예상되는 현대건설 인수로 유동성위기를 자초하지 말고 인수직의 10%라도 비정규직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또 "현대건설 인수에 현대차그룹이 나설 이유가 없으며, 이는 토목과 건축을 주요사업으로 성장한 현대건설이 자동차전문그룹이 현대차그룹에게 필요한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건설 채권단은 내달 12일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실시한 뒤 빠르면 12월 중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계획이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