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7년 10월31일 사상 최고치인 2064.85를 기록한 지 만 3년이 돼 간다. 지난 3년간 국내 증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이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코스피지수는 1년 새 900대까지 밀렸다. 하지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승자 프리미엄'을 누린 국내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가파르게 반등하면서 코스피지수도 1900선에 안착했다.


28일 코스피지수는 2.33포인트(0.12%) 내린 1907.87로 마감,아직 사상 최고치와는 157포인트 격차가 있다. 하지만 자동차 · 화학업종 대표주를 포함한 17개 종목은 3년 전 지수가 최고치였을 때보다 100% 이상 올랐다.

한국거래소가 코스피200 종목의 2007년 10월 말 대비 이날 종가를 비교한 결과,자동차 부품업체인 세방전지는 6420원에서 3만3600원으로 423.36% 급등했다. 기아차(320.77%) 현대모비스(211.46%)를 비롯 한라공조 현대차 넥센타이어 등 자동차 관련주들도 100% 이상 뛰어,최고가를 새로 썼다.

화학업종에 속한 송원산업 카프로 LG화학 케이피케미칼 등도 주가가 3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게임주인 엔씨소프트가 346.94% 올라 상승률 2위를 기록했고 알앤엘바이오 무림P&P 삼성전기 삼성SDI S&T중공업 글로비스 등도 이미 100~200% 오른 상태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경쟁업체들이 무너지거나 뒤처지면서 업종 내 구도 변화를 주도한 종목들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 전기전자 운수장비 화학 은행 서비스업이 3년간 코스피지수 상승률(-7.60%)을 웃도는 회복세를 보였다. '주가 더블' 종목을 양산한 업종들이다. 반면 업황 부진에 시달린 건설과 증권 비금속광물 보험 등은 여전히 30% 이상 하락한 채 머물러 있다.

이 팀장은 "올해 증시 화두가 '선택과 집중'이었다면 내년에는 경기 회복기에 상승 탄력이 큰 정보기술(IT)이나 기계 그린산업 관련주가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