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혹은 자유분방…서울패션위크로 살펴 본 2011 봄·여름 패션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린 국내 최대 패션축제 '2010 추계 서울패션위크'가 28일 막을 내렸다. 10주년을 맞은 이번 패션위크에서는 남성복 '본'의 이정재 디자이너 오프닝 무대부터 여성복 '미스지컬렉션'의 지춘희 디자이너 피날레까지 6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내년 봄 · 여름을 겨냥한 의상을 패션쇼 무대에 올렸다.

◆내년 봄 · 여름은 '클래식 · 페미닌' 물결

남성복에선 기존 틀에서 벗어난 자유분방해진 패션이 화제를 모았다. 전반적으로 트렌치코트 슈트 등의 아이템을 내세운 클래식이 대세였지만,디자이너별로 개성 넘치는 컬러와 소재 조합,장식 기법을 선보였다. 특히 클러치 백(작은 손가방),스커트 형태의 바지,드레이핑(큰 주름) 블라우스,곡선을 강조한 재킷 등 여성복에서 보던 아이템과 장식적인 요소가 남성복에 접목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남성복 엠비오의 한상혁 디자이너는 '라이딩'을 테마로 승마용 안장을 변형시킨 주머니,모터사이클 스타일의 블루종(점퍼),스카프 등을 선보였다. 최범석 디자이너는 야구점퍼,배기팬츠 등을 올려 90년대 '스트리트 룩'을 연상케 했다.

여성복에서는 시즌에 맞게 시스루룩이나 리넨,실크,시폰 소재들이 대거 등장했다. 전반적으로 실루엣은 간결해졌지만 드레이핑이나 러플(잔 주름) · 레이스 · 절개 기법으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의상들이 두드러졌다. 이탈리아의 유명 편집숍 '10코르소코모'의 카를카 소차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관람해 화제를 모은 정혁서 · 배승연 디자이너의 무대에는 앵무새 도마뱀 등 동물 모티브의 프린트와 실용적인 디자인들이 소개됐다.

김재현 디자이너는 메인 아이템으로 롱 드레스와 드레스 같은 점프수트 등을 내세웠고,최지형 디자이너는 쿠바의 밀리터리 장식 요소를 의상에 담아 철조망 프린트,별 모티프,형광컬러 벨트,포켓 장식 등으로 트렌드 세터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간결한 실루엣에 화려한 프린트 등으로 포인트를 살린 의상들을 내놨다.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 장으로 진화

화려한 컬렉션 무대와 함께 트라노이서울,서울패션페어 등 디자이너들의 제품 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비즈니스의 장도 마련됐다. 이번 패션위크에 초청받은 19개국 90여명의 바이어들이 국내 디자이너들에게 러브콜을 보냈으며,추가 상담도 진행 중이다.

파리 밀라노 등에 진출해 명성을 얻고 있는 남성복 '준지'의 정욱준 디자이너는 영국의 편집숍 '포이즌 엔젤'과 신규 계약을 맺었고,'슬링스톤'의 박종철 디자이너는 태국 유명 연예인들이 즐겨 찾는 현지 멀티숍과 입점계약을 체결했다. 신재희 디자이너도 1800만원어치를 수주했다.

활발한 해외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최범석 디자이너도 러시아 '카라앤코'와 6800여만원,일본 '믹스잠'과 2500만원어치의 공급계약을 각각 맺었다. 프랑스 파리의 트레이드쇼인 '트라노이'를 본뜬 '트라노이 서울'에서는 10명의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이 글로벌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8000여만원가량의 수주성과를 이뤄낸 것으로 서울패션위크조직위원회 측은 추정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