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이원곤 부장검사)는 27일 그룹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또 이용호 한화증권 대표(56)를 소환해 차명계좌 관리에 관여했는지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사옥에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회계장부,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그룹자금 운용에 관련됐는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한화콘도,서울 프라자호텔,설악워터피아 등을 운영하는 회사다. 이 회사의 홍원기 대표(59)는 그룹 본사 기획실 출신으로 2002년 한화기계 회생에 기여하는 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한화그룹에 대한 검찰의 다섯 번째 수색이다. 검찰은 지난 19일 한화케미칼이 전 한화 임직원이 세운 화공약품 판매사 태경화성과 거래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관리했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태경화성 서울 본사 등 4곳을 수색했다.

검찰은 또 이용호 대표를 소환해 차명 증권계좌를 조직적으로 관리했는지 여부를 추궁했다. 이 대표는 차명계좌와 관련된 돈흐름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검찰은 지난 26일 김 회장의 최측근인 금춘수 그룹 경영기획실장(57)을 불러 장부외 자금을 운영한 경위와 출처,규모 등을 조사했다.

한편 C&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정 · 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이날 전남 여수 소재 광양예선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소규모 예인선 회사인 광양예선이 2004년 당시 임병석 그룹 회장의 형이 대표를 지냈고 그룹 현직 최모 전무가 이사를 맡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임 회장이 광양예선 등을 위장계열사로 활용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