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27일 고점에 대한 부담감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업종별 등락도 엇갈리고 있다. 그럼에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있는 업종이 화학업종이다.

화학업종이 주목받는 이유는 '실적'이다. 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이끄는 요인은 원자재 가격상승이다. 화학업종은 원자재 가격인상분이 가격에 전가되는 비율이 높은 편이고, 대체할 수 있는 업종들도 포진해 있다.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종목들도 화학업종에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화학업종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3일부터 화학업종에서 11거래일째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날은 기관까지 동반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이날은 남해화학, 조비, 삼성정밀화학, 카프로, KG케미칼 등 비료 관련주들이 비료가격 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면화 가격 강세로 대체재인 화섬원료가 주목을 받았다. 케이피케미칼, 호남석유, 카프로, 효성 등이 강세를 보였고 이날도 상승중이다.

OCI는 태양광 전지의 주요재료인 폴리실리콘의 가격강세 소식에 오르고 있다. 이는 태양광에 대한 기대로 번지면서 한화케미칼까지 오르고 있다.

사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유는 다소 다르지만 중국에서도 전날 화학업종이 일제히 상승했다. 중국정부가 석유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홍콩증시에는 석유화학 업종은 강세를 보였고 시노펙, 페트로차이나, 시누크 등 3대 종목은 각각 3.1%,
0.91%, 0.12% 상승했다. 본토 증시에서도 위예양싱창, 광쥐에너지가 상한가로 뛰었고 페트로차이나도 상승했다.

정진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가스업종, 음식료업종, 제지업종 등은 원가 상승이 매출 증가로 연결되지 못한다"며 "에너지, 화학업종과 함께 철강, 금속업종은 상대적으로 가격 전가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상품가격의 강세 추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격 전가력이 높은 에너지화학업종에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이다.

한편 달러 약세와 아시아 통화의 동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달러 표시 상품가격의 강세도 장기적인 추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달러가 몰리는 곳은 대표적인 원자재인 원유나 금에서 벗어났다.

26일(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COMEX) 12월만기 구리는 파운드당 0.6센트(0.16%) 오른 3.869달러를 기록해 27개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동차 매연저감장치에 주로 사용되는 팔라듐은 전일에 이어 다시 한 번 9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