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경주합의에도 불구하고 소리없는 글로벌 환율 전쟁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위안화의 가치 상승이 전망되면서 중국인들의 해외 소비 증가도 기대되고 있다. 그 수혜 대상국 중 하나로 한국도 부상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늘어날수록 매출과 실적이 불어나는 수혜주들도 함께 미소짓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2008년 4분기부터 원·엔, 원·위안(元)환율이 급등하면서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수가 함께 증가했다.

한해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은 870만명 수준인데 이 중 34%가 일본 관광객이고 22%가 중국 관광객이다. 특히 중국 관광객이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2007~2009년 17%대 머물렀던 중국 관광객 비율은 올해 22%로 상승했다.

중국 경제의 고성장을 감안할 때 2011~2014년까지 중국인 입국자는 연평균 2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중국인들이 한국에 오는 주된 동기는 쇼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토러스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을 찾아온 중국인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한국을 찾는 대표적인 이유로 전체 응답자 중 64.4%가 쇼핑을 꼽았다. 그들이 가장 인상 깊은 곳으로 지목한 장소도 명동으로 조사됐다.

중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비는 1547달러로 주요 한국 방문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했다.

총성없는 환율 전쟁 속에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국인들의 한국 내 소비는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은 남보다 먼저 중국에 진출해 '중국 내'소비 증가의 수혜를 본 기업들이 박수를 받아 왔는데 이제는 중국인들이 '와서 쓰는'소비에 잘 대응하고 있는 기업들이 박수를 받을 차례"라고 밝혔다.

호텔신라, 코스맥스, 에이블씨엔씨, 코스맥스, 한국콜마, 모두투어, 하나투어, 아시아나항공, 파라다이스 등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빨간BB크림'으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특수가 기대되고 있다. 직영점 뿐만 아니라 가맹점 수까지 증가세로 전환하는 데다 환율 효과로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실적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로드숍 '미샤'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아시아 통화 강세로 국내외 해외 여행객 증가세가 실적 강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와 중국의 통화 강세 지속은 장기적으로 한국과 중국인의 여행 수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높은 여객 수요 등으로 내년상반기까지 아시아나항공은 초과 수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라다이스는 중국인 VIP마케팅이 호조를 보이면서 중국 '큰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전체 VIP 드랍액(외국인이 환전소에서 원화 칩으로 바꾼 금액)에서 중국인 VIP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말 35%에서 2010년 상반기 45%까지 상승했다"며 "중국인들의 소비수준이 상승하면서 해외 출국자수가 증가하고 있고 VIP들의 카지노 수요도 동반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텔신라가 자회사 모두투어인터내셔널의 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확보하면서 중국인 입국자 증가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인바운드(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여행) 여행사인 모두투어인터내셔설도 중국의 출국자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추가 주가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손윤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주요 고객이 내국인과 일본인에서 중국인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중국 경제성장의 중심이 주요 대도시에서 내륙으로 확대되고 있어 해외여행이 가능한 중국인들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호텔신라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