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에 취해…풀·숲으로 30년 '畵筆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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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사실주의 4인방' 주태석 씨
비컨갤러리서 개인전
'자연-이미지' 30여점 선봬
비컨갤러리서 개인전
'자연-이미지' 30여점 선봬
서울 동부이촌동 비컨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극사실주의 화가 주태석씨(55 · 홍익대 교수)는 '빛과 그림자의 공존'을 바탕으로 자연의 풍경을 화폭에 담아내는 중견 작가다. 1970년대 말 대학 4학년 때 사진처럼 정교하게 그린 '기차길'로 대통령상을 받으며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고,고영훈 · 지석철 · 이석주씨 등과 함께 극사실주의 회화의 4인방으로 꼽혀왔다.
다음 달 1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서는 주씨의 근작 '자연-이미지' 시리즈 3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식상한 자연의 이미지를 흉내낸다는 주변의 이야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화업 30년간 빛과 그림자에 천착한 이유는 뭘까.
"초창기 10년 동안 기찻길을 소재로 작업했어요. 계속 그리다 보니 나중엔 기찻길을 소재로 그릴 게 없더군요. 어느날 공원에 앉아있는데 나무와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빛과 그림자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무와 숲을 그리기 시작했죠."
자연이 한낱 도구의 차원에 머물러 있는 요즘,자연을 상실한 현대인에게 잃어버린 자연의 본성을 되찾아주고 싶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모더니즘 회화의 평면성과 사실주의적 재현의 일루전(illusion)을 한 화면에 응축해 내겠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그의 작품은 매끈하고 사진처럼 정교하다. 작업 과정은 쉽지 않다. 가장 어두운 색부터 시작해서 그보다 한 톤 밝은 색상으로 그림자 형상을 묘사하고 그 위에 또 한 톤 밝은 색을 입히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보통 작품마다 6~9번의 스프레이와 붓질을 한다.
"처음에는 나무와 나뭇잎을 사실적으로 그려보면서 연구했는데,사실적이기는 하나 자연의 생명력이 느껴지질 않았어요. 그래서 빛의 개념,그림자라는 허상을 통해 실제의 모습을 극대화하기 위해 스프레이와 붓을 동시에 사용했지요. "
에어브러시 작업이 붓질보다 더 힘들다는 그는 "마스크를 쓰고 몇 시간 동안 스프레이 작업을 하다 보면 지겨울 때도 있지만 붓질의 사실성보다 새로운 것을 더 많이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프레이 작업을 통해 나무와 숲이라는 진부한 소재의 풍경화가 아니라 현대적인 느낌의 풍경화를 만들어 내고 싶다는 얘기다.
"갈수록 눈도 침침해지고 해서 지금의 방식으로 언제까지 작업할 수 있을까 생각해요. 나이와 체력적인 면은 무시할 수 없거든요. 최근에는 현대적 기법으로 유명인들의 초상화를 그리는 인물화를 몇점 시도했는데 또 너무 한 방향으로만 작업하는 게 아닌가 고민하고 있어요. " 02-567-165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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