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만났다. 미국 정 · 재계 대표들 간 만남을 두고 그 배경과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NN머니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민주당전국위원회(DNC) 모금활동 지원차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묵는 호텔에서 약 45분간 잡스를 만났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만남은 오바마 대통령이 요청해 이뤄졌다"며 "두 사람은 미국의 국가경쟁력과 교육개혁 정책,에너지 자립,일자리 창출 등 현안에 관해 토론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2008년 대선 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잡스를 만난 것은 암묵적으로 후원을 요청한 셈"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 지지자인 잡스는 2000년과 2006년에도 민주당에 각각 5만달러와 2만6700달러를 기부했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 방문 동안 마리사 메이어 구글 부사장 등 주요 재계 인사를 만나 후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기브스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평소에 잡스와 경제와 혁신,기술,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다"며 이번 회동은 다른 재계 인사들과 만난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11월2일 실시될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고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언론의 주목을 끌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CBS뉴스는 "오바마 대통령과 잡스 CEO는 비전,지성,자신감 등에서 비슷한 경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아이폰 아이패드의 연이은 성공으로 대중적 인기와 영향력이 급상승한 잡스와의 만남으로 젊은 유권자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를 노렸다"고 풀이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