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하루 만에 다시 올랐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7원 오른 1129,6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약세 분위기에 힘입어 장 초반 하락 압력을 받았지만, 장중 규제 리스크와 G20 재무장관 회의 발언 등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밤사이 국제 금융시장은 전일 중국 인민은행의 금리인상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인민은행은 20일부터 예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했지만, 이 같은 조치가 세계 경기회복세를 둔화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공개한 베이지북(경제동향보고서)에서 미 경기 회복세가 완만하고 고용창출은 제한적이라고 전해지면서 추가 양적완화(QE2·유동성 공급)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졌다.

위험자산 선호거래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종가보다 5.8원 내린 1121.1원에 출발했다. 이내 1120원까지 내려갔지만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의도적으로 달러를 평가 절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G20 국가들이 환율 정책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쪽으로 움직여주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가이트너의 발언 직후 미 달러화는 급등하며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지수가 77.331까지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80엔 후반에서 81엔 후반까지 수직 상승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38달러까지 급락했다.

일부 언론에서 단기 외채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규제 리스크' 관련 보도가 나오면서 달러 매수세를 자극했다.

한 시장참가자는 "단기외채 과세 등 보도가 나오면서 자본유출입 규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경계감이 팽배한 상태에서 가이트너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달러 매수 심리를 한층 자극한 모습이다"고 말했다.

규제 리스크에 시장에서는 쇼트마인드(달러 매도 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 이에 역내외 쇼트커버성(달러 재매입) 매매가 몰렸고, 환율은 장중 113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가 비슷한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한편 이날 발표된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 경기지표는 대부분 시장의 예상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오면서 서울 환시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이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25포인트(0.23%) 상승한 1874.69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2.45포인트(0.47%) 오른 522.66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하루 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서며 1100억원가량의 주식을 사들였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3시56분 현재 1.3985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81.02엔에 거래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