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후 3년 기다려야 찬다는 '그 시계' 한국 입성
파텍필립 바쉐론콘스탄틴 등과 함께 '최고급 명품시계'으로 꼽히는 독일의 랑게운트죄네가 한국에 들어온다. 한국의 명품시계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자 세계 최대 시계 · 보석기업인 리치몬트그룹이 랑게운트죄네의 전 세계 네 번째 부티크 매장을 서울에 내기로 한 것이다.

21일 시계업계에 따르면 리치몬트코리아는 오는 12월 중순께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2층에 랑게운트죄네의 국내 첫 매장을 열기로 했다. 리치몬트가 보유한 또 다른 명품시계 브랜드인 예거 르쿨트르와 함께 들어서는 '트윈 부티크' 형태다. 랑게운트죄네는 현재 독일 드레스덴,일본 도쿄,중국 상하이 등 전 세계 세 곳에서만 부티크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리치몬트코리아의 이일환 예거 르쿨트르 · 랑게운트죄네 브랜드 매니저는 "한국 명품시계 시장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리치몬트 본사에서 최고급 브랜드인 랑게운트죄네를 국내에 들여오기로 결정했다"며 "랑게운트죄네의 상륙을 끝으로 글로벌 명품시계 브랜드들의 한국 입성은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165년의 역사를 지닌 랑게운트죄네는 글로벌 명품시계 업계에서 파텍필립 바쉐론콘스탄틴 오데마피게 브레게 등과 함께 '특 A급' 시계로 꼽히는 브랜드다. 연간 생산량이 경쟁 브랜드들의 20~30% 수준인 4500여개에 불과해 '지금 주문해도 모델에 따라 1~3년 기다려야 손목에 찰 수 있는 시계''돈뿐만 아니라 참을성도 있어야 가질 수 있는 시계'로 불린다.

대부분의 명품시계 브랜드가 스위스산(産)인 것과 달리 독일에 근거지를 둔 게 특징이다. 부품 제작에서부터 조립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공정이 장인들의 손끝에서 이뤄진다.

뛰어난 기술력과 희소성 덕분에 기본모델 가격도 30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파워 리저브'(동력이 얼마나 남았는지,언제 태엽을 감으면 되는지를 보여주는 장치)나 '크로노그래프'(스톱워치 기능의 일종) 기능이 추가되면 가격은 5000만~8000만원으로 뛴다. 투르비옹(중력으로 인한 시간 오차를 줄여주는 장치) 등 고급 기능이 장착된 모델은 1억원이 넘는다.

리치몬트코리아 관계자는 "일단 부티크 개장에 맞춰 대표 모델인 '랑게1'을 비롯해 30여개 제품을 들여올 계획"이라며 "명품시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판매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