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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 Better life] 藥 ! 알고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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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약품 오ㆍ남용의 문제점
    잘 쓰면 藥, 잘못 쓰면 최적 타이밍에 적정량만…
    진통제 오래 먹으면 위궤양
    발기부전치료제 '눈 건강' 위협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렸던 당뇨병약 '아반디아'(성분명 로시글리타존)와 비만치료제 '리덕틸'(성분명 시부트라민)이 잇따라 판매금지 조치로 퇴출당했다. '잘 쓰면 약이고 못 쓰면 독이 된다'는 금언처럼 약은 필요할 때만 적정 용량을 최적의 시간에 복용해야 한다.

    또 의약품은 복용으로 인한 이득(유효성)이 손실(부작용)보다 클 때 가치가 있으나 약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제약업체에서는 완벽하게 이런 원칙을 지켜내는 게 쉽지 않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중도포기는 엄청난 금전손실을 의미하고 내부적으로 문제점이 발견돼도 쉬쉬하며 덮으려는 게 당연한 생리이기 때문이다. 수십년 전에 비해 의약품이 값싸게 공급되다 보니 의약분업 시행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약을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 조금만 불편해도 약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주의할 점에 대해 알아본다.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소염진통제

    두통 생리통 관절염 등의 증상 때문에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를 자주 복용하는 사람이 많다. 아스피린을 비롯한 상당수 NSAIDs는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5일 이상 연이어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위장장애가 나타나는 것은 NSAIDs가 통증 고열 염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 만들어지지 않게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위점막 보호 역할을 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방어력을 떨어뜨려 위 · 십이지장 궤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도 위장장애가 거의 없는 대신 간 독성이 우려되는 약이다. 이 약은 비교적 적은 용량으로도 간에 독성을 끼치므로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술 먹은 다음 날에 생기는 고열이나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 이 약을 복용하는 것은 간에 이중으로 해를 끼치는 일이다. 이와 함께 타이레놀은 장기간 또는 과량 복용할 경우 신장 독성,용혈성 빈혈 등 혈구이상,두드러기,홍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폰탈(성분명 메페나민산)은 진통작용이 강한 반면 소염효과는 상대적으로 미약한 약이다. 생리통에 효과가 좋아 많이 쓰이고 비교적 나이 많은 의사들이 처방하길 좋아한다. 그러나 면역시스템을 억제할 수 있고 불면 설사를 자주 유발하는 편이다.

    최근 시민단체들이 반기를 들며 퇴출을 요구하고 있는 게 이소프로필린안티피린(상품명 게보린 등) 성분이다. 두통 등에 대한 진통효과와 해열에 뛰어난 효과를 보이지만 어지러움 메스꺼움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더러 발열을 촉진한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여 있다.

    식품에 들어있는 카페인과 달리 주위에 물 분자를 달지 않은 것을 무수카페인이라고 한다. 순수하게 화학적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는 강도가 세며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산을 도와 진통효과를 빠르게 한다. 그러나 무수카페인을 복용하면 위산분비가 촉진되므로 위 · 십이지장궤양 환자는 복용해선 안된다.

    ◆졸음 목마름 유발하는 항히스타민제

    감기약 항알레르기제제 천식약 등에 감초처럼 들어가는 것 중 하나가 항히스타민제다. 염증을 유발하며,점액을 분비해 콧속을 막히게 하고,기관지를 좁히며,모세혈관이 붓게 만드는 체내 히스타민을 억제함으로써 감기나 알레르기성 질환 등을 완화시킨다. 약효가 신속하고 경제적이기 때문에 많이 쓰이지만 부작용도 있다.

    항히스타민제는 부작용으로 졸림,목마름,안압상승 등을 일으킨다. 우선 졸립거나 시야를 몽롱하게 만들기 때문에 운전이나 기계조작 등 정신을 집중시켜 세밀하고 위험한 작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주의해 복용해야 한다. 술을 마신 후 복용한다면 더욱 위험해지는 게 당연지사.소아나 민감한 사람에게는 도리어 불면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이 약은 안압을 상승시켜 녹내장을 악화시킬 수 있고 전립선비대증도 심해질 수 있다. 다만 2세대 후반 또는 3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이 같은 부작용이 줄었거나 거의 없어 잘 선택해야 한다.

    항히스타민제는 가래를 달라붙게 하고 가래를 배출하는 기관지 섬모운동을 저해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가래와 기침이 고질화된 감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반면 콧물이나 재채기를 동반한 감기에는 상대적으로 효과가 크다.
    ◆무의미한 소화제 복용 자제해야

    흔히 소화제라 불리는 약에는 다양한 작용을 하는 여러 계열이 있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 약국에서 주로 구입하는 게 알약 형태의 소화효소제나 한방 생약 성분의 물약 또는 가루약 형태의 소화촉진제(방향건위제)다.

    동물성 소화효소제는 소나 돼지의 췌장에서 추출하는데 광우병 탓에 주로 돼지를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동물 췌장에서 추출한 소화효소제를 많이 먹으면 의존성이 생겨 체내 소화액의 자발적 생산량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몸에서 원래 나오는 소화효소 이외에 약으로 공급되는 소화효소제는 인체가 이를 일종의 단백질이나 음식물로 여기기 때문에 저절로 분해돼 소멸된다는 반론도 있다. 사람에게 해롭든 무익하든 소화가 안됐다 싶으면 소화제를 찾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 될 수 있다.

    생약성 소화촉진제는 위장관운동을 촉진하고 배에 가스를 제거하고 식욕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약성이 순한 만큼 효과가 미온적일 수밖에 없다. 미식거림을 가라앉히는 반하 등은 산모 등에게 좋지 않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변비약 남용은 장운동을 무기력화시켜

    변비로 대변이 원활하지 않을 때 이를 해결해주는 것을 하제(下劑)라 한다. 식물성 섬유소인 차전자피는 자기 부피의 30~40배에 달하는 수분을 머금어 변의 부피를 늘리고 배변을 유도한다. 마그네슘염 하제는 대장에서 고농도로 잔류하기 때문에 삼투압차에 의해 대장 내 수분을 늘리고 변이 무르게 한다.

    그러나 이들 하제 외에 시중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는 비사코딜,센나,카스카라사그라다,프랑굴라,알로에 등 자극성 하제를 함유하는 대부분의 변비약은 장기간 상습적으로 또는 과량 사용할 경우 점차 약효가 떨어지면서 효과를 보려고 복용량을 늘리게 된다. 이럴 경우 장점막의 주름이 펴지면서 장운동이 무기력해진다. 장기간 사용하면 전해질 불균형,지방변,설사,골연화증,비타민 및 무기질 결핍 등이 일어나고 심하면 우울증,성격변화,신경성 식욕부진까지 나타나는 '하제남용증후군'에 빠질 수 있다.

    ◆식욕억제제로 살 빼면 불면ㆍ심장두근거림

    마진돌,디에틸프로피온,펜터민,펜디메트라진 등의 비만치료제는 교감신경계 물질의 분비를 자극해 식욕을 떨어뜨리고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약이다.

    강력한 식욕억제 효과를 내 체중감량 효과를 내지만 수개월 복용하면 내성이 생겨 복용 초기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고 갈증 변비 설사 불안감 불면증 심계항진 등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보건당국은 4주 이내에 한해 복용한 뒤 체중이 1.8㎏ 이상 감소됐거나,환자가 만족하고 의사가 승인할 경우에 한해 복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내성과 의존성이 나타날 경우 치명적인 폐동맥성 고혈압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3개월 이상 복용은 금해야 한다.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거나,27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등을 동반하거나,아무리 운동요법이나 식사요법을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 사람에 한해 이 같은 약물을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살빼기 위해 이뇨제를 상습 복용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뇨제는 수분을 배출해 부종과 높은 혈압을 가라앉히는 게 주된 용도다. 하지만 이뇨제는 몸속 칼륨을 배출시켜 쇠약감 근무력증을 초래하고 혈당,혈중 지질,요산 농도를 높이는 부작용이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정력제가 아냐

    먹는 발기부전치료제는 포스포디에스테라제(PDE5)효소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음경 혈관을 확장시킴으로써 발기를 촉진하는 약이다. 하지만 약효 메커니즘 때문에 협심증약인 질산염제제(니트로글리세린,이소소르바이드질산염,니트로프러사이드 등)와 같이 먹으면 심장 및 뇌에 혈액부족 상태가 와서 위험하므로 삼가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특이 체질이거나 자주 복용하면 안면홍조 두통 소화불량 시각장애(청녹색 색각이상,빛에 대한 예민한 반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잦은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은 망막세포에 악영향을 미쳐 망막색소질환 녹내장 노인성황반변성 당뇨병성망막증을 초래하거나 악화시킬 소지도 있다. 발기부전치료제는 정력제가 아니다. 당뇨병이나 중증 스트레스로 음경혈관 기능에 이상이 있는 사람에 한해 선택적으로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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