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미국 달러화의 반등 여파로 1110원대 후반에서 마감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인 지난 15일보다 7.9원 상승한 1119.3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미 달러화 반등과 국내 증시의 하락 등에 상승 압력을 받았다.
지난 주말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장기화한 실업사태가 경기회복을 지속할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며 추가 경기부양 조치(양적완화)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
그러나 양적완화의 규모가 시장 기대치보다 낮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달러화 반등을 이끌었다.
지난 주말 종가보다 2.1원 오른 1113.5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조금 더 오르며 1110원대 중후반에서 거래됐다. 오전 한때 1120.4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수출업체의 네고물량 공급에 윗부분을 가로막히며 고점 대비 오름폭을 줄여갔다.
오후들어 1110원대 후반에서 오르내리던 환율은 장 막판 거래 수준을 소폭 높이며 1120원대에 가까이에서 장을 끝냈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달러화 반등 흐름에 따라 상대적으로 큰 오름세를 보이는 하루였다"며 "국내 주가지수와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시장에서 달러화 과매도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약세가 계속될 거라는 믿음이 엹어져 가는 듯하다"며 "이번 주 예정된 미 경기지표 결과에 따라 한동안 방향성 없이 출렁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엔달러 환율은 역사적 저점인 79엔선을 향해 계속 하향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모습이다"며 "다만 국제 환시에서 달러 약세를 자극하는 움직임은 아니기 때문에 엔달러 환율 급락세(엔화 가치 상승)가 서울 환시에 미치는 영향은 일단 제한적일 듯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미국의 9월 소매판매와 10월 제조업지수 등 경기지표가 예상 밖의 호조를 나타내면서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흠집을 냈다.
미 상무부는 15일(현지시간) 9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10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지난달 4.1에서 15.7로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87포인트(1.41%) 떨어진 1875.42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6.60포인트(1.30%) 상승한 516.19를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36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달러화 반등에 내림세를 기록하며 오후 4시11분 현재 1.3870달러에 거래 중이다. 엔달러 환율도 81.14엔을 나타내며 81엔대 하향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