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당 달러 환율이 1.4달러를 넘어서는 등 유로화 강세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18일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ECB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국채 매입과 관련해 차기 ECB 총재로 유력시되는 악셀 베버 독일 분데스방크(중앙은행) 총재와 대립각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트리셰 총재는 이탈리아 유력 일간 라스탐파와 가진 인터뷰에서 "ECB 집행이사 22명 중 압도적인 다수가 유로존 국채 매입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리셰 총재는 또 "유로존 국채 매입 프로그램은 통화정책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게끔 설계된 것이며 물가안정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다"며 "통화 유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발트 노보트니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도 "유로존 국채 매입은 일종의 안전벨트 같은 것으로 자동차 주행 중에 벨트를 풀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트리셰 총재를 거들었다.

트리셰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이자 ECB 정책위원이기도 한 베버가 유로존 국채 매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것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그룹 이코노미스트는 "트리셰가 베버 총재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베버 총재는 최근 뉴욕서 가진 연설에서 "ECB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은 영구적으로 종료돼야 한다"며 ECB에 국채 매입 중단을 촉구했다. 베버 총재는 "출구전략에 너무 늦게 돌입하는 것이 조기에 시행하는 것보다 위험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