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세를 보여온 호주달러가 미국 달러와 1 대 1로 사고 팔 수 있게 됐다. 호주가 외환시장을 개방한 1982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15일 호주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호주달러당 1.0003달러를 기록했다. 1호주달러로 1달러를 교환할 수 있는 '달러 패리티(등가교환)'가 달성된 것이다. 웨인 스완 호주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17일 "호주달러와 미 달러화 가치가 같아진 것은 기록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은 호주 경제의 상대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는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그는 "(호주달러 강세는) 특정 부분을 강화하고 다른 분야를 약화시킬 수 있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호주달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세가 본격화되며 지난 6월 이후 미 달러 대비 22.24% 뛰어올랐다. 호주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지속적인 미 달러 약세,호주의 고금리가 호주달러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호주는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꾸준히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해왔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3% 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적인 달러 약세도 호주달러 강세 배경이다. 6개국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6월 이후 12% 정도 내려앉았다.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조만간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된 까닭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고금리도 호주달러 가치 상승을 부추겼다. 호주는 지난해 10월 이후 여섯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으며 올 6월 이후 기준금리를 연 4.5%로 유지해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