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병원과 비슷한 규모의 건물을 신축해 2015년 말 완공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병상 수가 870개에서 1670병상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환자를 쾌적하게 모시고 더욱 전문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

백남선 건국대병원장은 14일 대지 6600㎡ 위에 지하 6층,지상 13층 규모의 기존 병원과 쌍둥이격인 건물을 2012년 착공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새 병원은 위암 · 대장암 · 유방암 · 여성암 · 뇌종양 등 5대 암과 심장질환,뇌혈관질환 등을 전문 치료하는 곳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병원엔 육교와 지하도가 놓여 인력 · 시설 · 장비의 운영효율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급증하는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진료공간을 재배치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4층 옥상정원에 1300㎡ 규모의 소화기병센터를 짓고 있다. 각종 첨단내시경 검사 및 시술장비가 도입되고 접근성을 높여주는 전용 엘리베이터 2대가 추가 설치된다. 과포화상태의 흉부외과 환자를 맞기 위해 진료실을 2층에서 1층으로 확장 이전해 심장 · 폐 · 식도를 총괄 진료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2층에는 37개의 침상을 갖춘 항암외래주사실도 확장하고 있다. 내년 초 공사가 완료되면 환자들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진료받게 된다.

백 원장은 스타의사 양성,고품격 의료,해외환자 유치,유헬스케어 구축 등을 중점 추진 방안으로 꼽았다. 그는"2005년 8월 개원 당시 600명 선이던 하루 평균 외래환자는 최근 3000명에 근접하고,외과 계열에 입원한 암 환자는 유명 암 수술 전문의가 영입된 2008년 이후 2년 만에 30명 선에서 120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올 2월 2100㎡ 규모로 새단장한 헬스케어센터는 하루 평균 100여명의 건강검진 고객을 맞고 있다.

그는 이런 실적이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간 꾸준히 명의들을 영입하고 자체 육성한 결과라고 소개했다. 이창홍 의료원장(간질환)을 필두로 송명근(심장질환) · 이효표(부인암) · 백남선(유방암) · 김원동(만성폐쇄성폐질환) · 심찬섭(소화기질환) · 황대용(대장암) · 방호윤(위암) · 이용식(두경부암 및 갑상선암) 교수 등이 연이어 이 병원에 합류했다. 또 치매 분야의 한설희,뇌종양의 고영초 교수,어깨관절질환의 박진영 교수 등이 국내 정상급의 연구 및 진료성과를 올리고 있다.

백 원장은 "이른바 빅4 대형병원은 규모와 인프라,브랜드파워에 의해 환자가 유입되지만 건국대병원은 의사들의 치료 역량을 신뢰하고 오는 환자가 많다는 게 차별화된다"며 "젊은 의료진에 대한 2년간의 해외연수를 통해 최단시간 안에 국내 정상급 인적 인프라를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 이미지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12층에 마련된 VVIP실과 VIP실,특실,1인실 등 29개 고급병실을 찾는 고객도 차츰 늘어나는 추세"라며 "하루 입원비는 VVIP실이 150만원,VIP실은 100만원,특실은 45만원 선으로 다른 병원의 동급 병실보다 40% 이상 저렴해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 고급 병실은 별도의 접견실,휴게실,영화감상실,종교실,전용 엘리베이터,화상전화,터치스크린 컴퓨터 등을 갖췄다. 이를 활용해 경제적 여유층과 외국인을 겨냥한 고부가가치 의료를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고무적인 것은 지난해 9월 개원한 국제진료소에 월 평균 243명의 환자가 1차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것을 포함해 매달 평균 1500여명의 외국인 환자가 각 진료과로 찾아온다는 점이다. 백 원장은 "외국인 환자를 위한 통역까지 신경쓰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유명한 교수들을 알아보고 스스로 찾아오는 경우가 제법 많다"고 소개했다.

송명근심혈관외과클리닉을 중심으로 유비쿼터스헬스 인프라를 확충하는 기초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원유글로브(대표 차주학)가 개발한 24시간 심전도 · 혈압 체크 시스템은 중증 심장질환자의 재발을 막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향후 당뇨병 분야로도 유헬스의 적용 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다.

이 같은 인력 · 시설 · 장비 확충을 바탕으로 현재 2차 의료기관인 건국대병원은 내년에 인증심사를 통과해 2012년부터 3차 의료기관으로 승격하겠다는 목표다. 이 병원의 환자 중증도는 2008년 17%에서 최근 25%로 올라가는 등 3차 의료기관 인증 기준인 20%를 웃돌고 있다.

작년 7월1일 건국대병원장에 취임한 백 원장은 유방보존 유방암 수술을 국내 의료계에 확산시킨 이 분야의 대가로 아시아유방암학회장,원자력병원장 등을 지냈다. 노래 · 유머 · 골프를 좋아하는 기질 덕분에 인기도 많아 2008년 10월에 결성한 유방암환우회 '에델바이스'에는 520여명의 회원이 가입했을 정도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