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수록 가관인 국새'…"찍을 때 봉황이 민홍규에 인사하는 꼴"
제4대 국새 제작단장인 민홍규씨가 국새의 봉황 부리 아래쪽에 자신의 성을 한자(閔)로 새겨넣은 사실이 새롭게 발견됐다고 연합뉴스가 14일 보도했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임동규(한나라당) 의원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국새에 대한 정밀 감정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최근 행안부 국정감사에서 국새에 민씨의 이름과 제작 연도가 적혀 있는 사실이 알려지자 국새의 다른 곳에도 특이점이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정밀조사를 벌였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 민씨가 국새의 '대한민국' 글자 중 '대'자 디귿 사이에 자신의 이름을 한자로 파놓은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었다.

경찰 관계자는 "민씨가 국새의 가장 윗부분인 봉황의 부리 아래쪽에 자신의 성을 새겨 놓아 민씨가 대한민국을 내려다보는 꼴이 됐다"고 말했다.

또 국새는 직각이 아니라 아래부터 위쪽으로 비스듬하게 돌려 눌리는 방식이어서 찍을 때마다 봉황이 민씨에게 인사하는 모양새가 되는 점을 노려 민씨가 부리에 자신의 성을 새긴 게 아니냐는 의혹도 경찰에서 나온다.

검찰은 최근 경찰에서 이런 사실을 전해듣고 민씨에 대한 공판에 관련 자료를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새 봉황의 꼬리 안쪽에 세로로 '태평세(좌측)', '천만세(우측)'라는 글씨를 새겨 넣은 사실도 발견했다.

경찰은 시방서 등에 이런 글귀를 쓰도록 한 내용이 없음에도 민씨가 멋대로 글을 써 넣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의원은 "나라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신성한 대한민국 국새에 이런 일이 벌어져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행안부는 새 국새를 만들 때에는 엄정하게 관리 감독을 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