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주들이 인텔의 양호한 실적 발표에 힘입어 반등했다.

13일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업종지수는 58.84포인트(0.80%) 오른 7440.74로 장을 마쳐 5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IT주들은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장 초반부터 강세를 나타냈다. 하이닉스(3.54%)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2.80%) 삼성테크윈(3.85%) 삼성SDI(2.41%) 삼성전기(1.75%) LG전자(1.25%) 등이 동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인텔의 실적 발표가 투자심리 개선에 촉매로 작용해 IT주 상승에 힘을 실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 시점이 IT주 매수 적기인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인텔은 3분기 매출이 직전 분기보다 3.1% 증가한 111억달러,영업이익은 3.89% 늘어난 41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인텔의 실적 선방이 기업과 신흥시장 PC 및 부품 수요 증가 덕분이라는 점에서 IT주 업황 우려를 다소 누그러뜨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인텔의 실적 호전 효과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IT 제품 수요가 비관적이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에 긍정적"이라면서도 "본격적인 IT주 반등을 위해서는 실적 개선 신호가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의 실적 발표 때 제시되는 가이던스(실적 예상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4분기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판매관리비 증가와 경쟁 심화로 전반적인 기업이익이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에 IT주의 반등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인텔효과가 IT주 반등을 이끌 정도의 모멘텀(상승 요인)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IT주의 저평가 매력이 커져 현 시점에서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업황과 기업실적 우려가 반영되면서 최근 한 달 동안 1.41% 하락,같은 기간 4.08% 상승한 코스피지수를 밑돌았다.

김운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4분기에 재고 조정을 거치면서 내년 1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IT업종 주가가 10%가량 상승 여력이 남아 있어 중장기 관점에서도 매수를 고려할 만한 가격대"라고 평가했다.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