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고위직 퇴직자가 보직세탁을 통해 피감사기관인 금융사의 감사로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배영식(한나라당) 의원의 금융감독원 질의자료에 따르면 2005~2010년 8월말 현재 2급 이상 퇴직자 수는 총 79명으로 이 중 금융사 대표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피감사기관인 금융사 감사자리로 이동했다.

배 의원은 "금감원 고위직 퇴직자들은 퇴직 직후에 산하기관 감사 자리로 옮긴 것은 공직자 윤리법상 취업제한 규정을 어기게 되는 것"이라며 "이에 금감원은 퇴직 대상자를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에 저촉되지 않도록 지방출장소나 인력개발실로 발령, 보직 세탁 뒤 산하 금융관련 기업체에 편법으로 감사에 앉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배 의원은 "금감원이 피감독대상이 되는 모든 금융사의 경영상태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꿰고 있어 퇴직자를 재취업시킬 때 금융사의 약점을 도구로 임직원 취업거부를 못하도록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금융사 감사자리는 금감원 출신이 독점하는 기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 금융, 보험, 증권 등 금융관련기업체의 감사급료는 연봉이 통상 2억원 안팎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금감원 고위직 출신 퇴직자가 감사자리를 싹쓸이하는 것은 반드시 개선돼야 하며 금융사의 감사 응모 때 인사개입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