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너무 올라 고민 중이었는데 중소형 아파트를 분양한다고 해서 나와 봤어예.상담자들이 많은 걸 보니까 청약해야 하는 거 아닌가 마음이 흔들리네예."(회사원 최재환씨 · 대구광역시 월성동)

아파트 분양 시장에 예비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대구,부산 등의 건설업체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남양주 별내지구에는 이동식 중개업자인 '떴다방'까지 등장했다.

◆정체 빚은 모델하우스 주변 도로

10일 오후 2시 부산 해운대 지하철 장산역 부근 '정관신도시 동일스위트' 모델하우스.주변 도로는 모델하우스 주차장으로 진입하려는 차량으로 정체를 빚었다. 중소형 아파트 단지 모형과 아파트 내부가 전시된 모델하우스 3층은 관람객들로 꽉찼다. 양순효 ㈜동일 분양영업팀장은 "모델하우스 문을 연 지난 7일부터 4일 동안 1만6000여명이 찾았다"고 말했다.

대구 이곡동 이마트성서점 옆에 문을 연 '달서 AK그랑폴리스' 모델하우스도 인파로 북적였다. 개장일 3000여명을 비롯해 주말 이틀간 8000여명이 방문했다. 분양가와 중도금 납부조건 등을 묻는 예비 청약자들로 20개 상담부스마다 줄이 이어졌다. 분양대행을 맡은 내외주건의 조봉준 분양이사는 "분양가가 3.3㎡당 715만원으로 인근지역보다 조금 비싸지만 발코니 무상확장,역에서 200m 걸리는 역세권이라는 조건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등장한 '떴다방'

구리시 교문사거리 부근의 '별내 우미린' 모델하우스에는 청약자들의 분양권 알선을 겨냥한 '떴다방' 10여개가 등장했다. 수도권 신규 분양 때 '떴다방'이 보이기는 지난 7월 판교신도시 타운하우스 '월든힐스' 이후 3개월 만이다.

떴다방들은 모델하우스로 이어지는 도로 곳곳에 간이 상담소를 차리고 상담을 벌였다. 일부 관계자들은 모델하우스 앞에서 예비 청약자들에게 명함을 뿌렸다. 한 떴다방 관계자는 "거래가 많지는 않지만 작년 별내지구에서 분양된 중형 로열층에 1000만~2000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며 "분양권 매매를 알선하러 현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낮은 분양가 · 중소형으로 바람몰이

모델하우스 방문객이 늘어난 것은 전셋값 급등세가 실수요자들의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업체들도 이를 감안,초기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분양가를 낮추고 중소형 위주로 구성해 실수요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정관신도시 동일스위트는 4년 전 분양가와 전용 84㎡ 이하 중소형 단지임을 적극 알리고 있다. 3.3㎡당 분양가는 580만~600만원이다. '달서 AK그랑폴리스'는 전용 84㎡ 이하가 86%를 차지한다. '별내 우미린'은 3.3㎡당 1098만원으로 작년 9월 별내지구에서 공급됐던 같은 주택형에 비해 50만~60만원 싸다.

가족들과 함께 동일스위트 모델하우스를 찾은 신청용씨(부산 용호동 · 회사원)는 "부산에선 중소형 전세물건이 부족한데다 전셋값도 크게 올라 새 아파트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정관신도시는 해운대 신시가지와 가깝지만 분양가가 3.3㎡당 200만원 이상 싸다는 점이 끌린다"고 말했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향후 주택가격 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분양가가 주변보다 싸고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단지 위주로 청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김태현/대구=신경원/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