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포효하는 사자 로고로 유명한 미국 헐리우드 영화사 메트로골드윈메이어(MGM)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BBC는 MGM의 채권단이 파산보호 신청을 결정했다고 8일 보도했다.MGM의 부채는 40억달러(4조48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MGM은 지금까지 7차례 채무 상환을 미뤄왔다.마지막으로 연기된 상환일은 10월 29일이다.현재 채권단의 100%가 파산보호 신청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MGM은 2005년에 소니와 미국 케이블방송 컴캐스트,사모펀드 TPG 등 헤지펀드 컨소시엄에 인수됐다.그러나 영화 및 리조트 사업 불황으로 재정 상태가 악화돼 지난해 다시 매물로 나왔다.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블록버스터가 잘 나오지 않았고 DVD 사업까지 어려움을 겪은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채권단은 MGM 채권을 약 40% 할인된 가격에 인수해 보유하고 있다.이후 MGM이 유동성 부족으로 파산위기에 몰리자 채무액을 깎고 매각을 추진해 왔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각을 선언했으나 적절한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아 매각 시도가 무산된 적도 있다.영화사 타임워너가 15억달러에 인수를 제안했으나 채권단은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이유로 거부했다.MGM 채권단은 회생작업을 거쳐 경영권을 MGM 자회사인 스파이글래스 엔터테인먼트에 넘길 예정이다.

채권단은 파산보호 신청과 별도로 MGM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현재 인도의 대기업 ‘사하라 인디아 페리워’(사하라)가 MGM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다.사하라가 제시한 인수 가격은 2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금융 건설 항공 전력 레저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사하라그룹은 방송사와 영화사도 보유하고 있다.

WSJ은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로,MGM과 주주들도 사하라 측에 영화사를 매각하는 것에 대해 아직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사하라도 WSJ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MGM은 ‘벤허’‘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사랑은 비를 타고’‘닥터 지바고’ 등 명화를 제작한 영화사다.현재 ‘제임스 본드’ 프랜차이즈 권리와 차기작인 ‘반지의 제왕’ 3부작의 프리퀄 ‘호빗’ 판권 절반을 소유하고 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