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부진한 3분기 실적을 예고한 가운데 또 다른 반도체 대표 종목인 하이닉스의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삼성전자와 달리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할 것"이라며 "반도체 업황 둔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못박았다.

8일 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업계 평균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오는 28일 발표될 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1700억원, 954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D램 가격이 하락 반전했음에도 불구하고 9000억원대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스페셜티(Specialty) D램의 비중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진성혜 현대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스페셜티 D램 비중은 2분기 55%에서 올 하반기에는 60%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스페셜티 D램은 3개월~6개월 장기 공급 계약을 맺어 가격 하락을 후행해 반영하기 때문에 가격 하락시 수익 안정성이 PC용 D램에 비해 높다"고 설명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도 "PC향 범용(Commodity) D램(1Gb DDR3기준) 현물가격이 3분기에 18%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는 스페셜티 D램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에 따라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서며 시장 추정치를 큰 폭으로 웃돌 것"이라며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놓았다.

낸드플래시도 예상을 능가하는 높은 출하량 증가율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도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낸드플래시 비트(Bit) 공급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30.9% 증가하고, 판가변화율은 20%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공급증가율의 경우 기존 재고 물량이 3분기 대량 출하되며 가이던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웃도는 양호한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성혜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2년이상 벌어져 있던 낸드 미세 공정 기술 격차가 3~6개월 이내로 축소될 것"이라며 "낸드 경쟁력 회복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4분기에는 대만 후발 업체들의 생산 증가와 PC 수요증가 모멘텀(상승 동력) 부재 등으로 인해 D램 제품의 공급 과잉이 확대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에 따라 4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서주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부정적인 요인들은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며 "지금부터는 가격 급락에 따른 하이닉스의 경쟁우위 등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고민하면서 투자 시점을 찾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