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미 통화스와프를 성사시켜 외화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데 공을 세운 한국은행 간부들이 줄줄이 한은을 떠나고 있다.

2008년 10월 한 · 미 통화스와프 협정 성사의 주역은 당시 이광주 국제담당 부총재보,안병찬 국제국장,이응백 투자운용실장,류후규 뉴욕사무소장,김명기 워싱턴사무소장,윤용진 뉴욕사무소 부국장 등이다.

이 부총재보는 지난 4월 퇴임한 뒤 연세대 특임교수로 자리를 옮겨 가을 학기부터 강의를 시작했다. 안 국장은 8월 정기인사에서 인천 한은연수원의 교수연구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이응백 실장은 지난해 4월부터 외화자금국장을 맡아오다 10월4일 퇴임,BBVA 서울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윤 부국장은 지난 2월1일 한은을 사직하고 부산은행 자본시장본부장으로 활동 중이다. 류 소장과 김 소장은 현재 각각 금융안정분석국장 및 통계국장을 맡고 있다.

한 · 미 통화스와프는 처음엔 한은이 갖고 있는 달러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안에서 시작됐다. 2008년 9월15일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자 한은이 갖고 있는 미 국채와 국책금융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채권의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0월13일 일본은행 영국중앙은행 유럽중앙은행(ECB) 스위스중앙은행 등과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발표하자 한은은 신흥국의 선두주자인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맺지 않으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붕괴될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FRB는 한국과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고 이후 몇 차례의 협상을 거쳐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가 확정돼 2008년 10월30일 새벽 발표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행한 '글로벌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한국의 금융위기 극복을 높이 평가하고 한 · 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극복의 디딤돌이 됐다고 분석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