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CJ제일제당 대표는 지난 3월 "2013년 매출 10조원(해외 연결기준),글로벌 비중 50%라는 중장기 비전은 절대 쉽지 않은 목표지만 어쩌면 이를 뛰어넘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이런 자신감의 배경에는 '쌀 미강 단백질''코코넛쉘 자일로스' 등 식품 신소재 사업과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바이오 사업이 자리잡고 있다.

쌀 미강 단백질과 코코넛쉘 자일로스 생산사업은 설탕사업으로 출발한 CJ제일제당이 어느 방향을 향해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장기적인 사업 방향이 설탕 밀가루 식용유 등 '기본 식품'에서 쌀 미강 단백질 등 '신소재 식품'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쌀 미강 단백질과 코코넛쉘 자일로스의 원료인 쌀 미강과 코코넛 껍데기는 지금까지 쌀과 코코넛 가공과정에서 버려진 뒤 폐기됐었다. CJ제일제당은 그런 폐기물에서 고부가가치의 식품 신소재를 발굴,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쌀 미강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아시아 최대 곡물업체인 중국 베이다황그룹과 합자법인을 세웠으며 자일로스 생산 · 판매를 위해 일본 도요타통상,한국의 빙그레 등과 손을 잡았다. 쌀 미강 단백질은 중국 하얼빈에 세워진 생산공장에서 지난 5월 생산에 들어갔다. 연간 생산 규모가 1200t에 이른다. 지금까지 대두(콩) 단백질이 대부분이었던 1조7000억원 규모의 전 세계 식품용 단백질 시장을 쌀 미강 단백질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필리핀 다바오 지역에 짓고 있는 코코넛쉘 자일로스 생산공장에서는 내년 3월부터 연간 1만5000t 규모의 자일로스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역시 1조7000억원 규모의 전 세계 당알코올류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쌀 미강 단백질과 코코넛쉘 자일로스가 미래의 성장동력이라면 바이오 사업은 현재 CJ제일제당의 '캐시카우' 역할까지 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위기 속에서도 이 회사 바이오 부문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89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글로벌 바이오 매출 1조원 돌파를 목표로 잡았다.

발효기술을 기반으로 한 식품조미 소재인 핵산은 이미 세계 1위다. 과거 일본 업체들이 이 시장을 선점했으나 2000년대 중반 CJ제일제당이 세계 1위에 오른 뒤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또 세계 3위 규모인 사료용 아미노산 라이신 시장에서도 2013년까지 총 55만t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세계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할 계획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