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직원들에게 제시하는 미래 메시지 중 하나는 '탄소 추방'이다. 그 첫걸음은 파이넥스(FINEX) 설비 상용화다. 일반 제철소는 쇳물을 만들 때 부스러기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용광로에 넣기 전 덩어리 형태로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파이넥스는 이런 중간 과정을 생략한 기술이다. 파이넥스 공법으로 쇳물을 생산하면 기존 제철설비보다 작업공정을 2단계 줄여 경제성을 35% 높이고,제조원가를 15~17%가량 절감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용광로 공법에서는 반드시 원료를 덩어리로 만드는 소결공장과 코크스공장을 거쳐야 했다. 제철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도 크게 줄일 수 있다.

포스코는 1992년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가 2007년엔 세계 처음으로 파이넥스 설비를 상용화했다. 연산 2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3호기를 내년 초 추가 건설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확정했다. 2007년 파이넥스 공법 상용화에 성공한 후 추가로 파이넥스 설비투자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는 상용화 당시 6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시험 설비(1호기)를 만든 데 이어 150만t 규모의 설비(2호기)를 완공,가동해 왔다. 중국에서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한 일관제철소를 짓는 방안도 진행하고 있다. 안산강철,사강그룹 등 4~5개 현지 철강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포스코가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한 일관제철소를 현지 철강사와 함께 지으면,중국 내 제철사업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포스코가 국내에서 200만t급 파이넥스 설비를 성공적으로 건설하고 중국과의 합작사업이 성사되면 파이넥스 기술의 세계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