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보다 높은 연봉과 10억원짜리 골프회원 사용권.'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한 금융통화위원들이 고액 연봉과 특전을 누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고가 골프회원권을 사용하면서 누가 몇 회 이용하는지 등의 기록조차 남기지 않아 '모럴 해저드'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한은이 이종걸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일 현재 한은은 국내 7개 계좌,매입가 기준 37억원 상당의 골프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개 계좌씩 보유 중인 BA비스타와 크리스탈밸리는 매입 당시 계좌당 각 10억2000만원,6억7000만원의 고가골프장이다. 명목상 대외 업무용으로 기재됐으나 한은 총재와 금통위원들이 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그동안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골프회원권 사용 실태를 별도 관리하지 않다가 국정감사를 앞둔 지난 7월부터 사용자를 기재하도록 관련 내규를 수정했다.

이 의원은 "업무용 유류대장도 있는데 회원권값이 10억원이 넘는 골프장을 이용하면서 내부에서 누가 사용했는지 기록조차 남기지 않은 것은 대표적 국가기관의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했다.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들의 고액 연봉도 도마에 올랐다. 2009년 기준으로 한은 총재는 3억3760만원의 연봉과 월 850만원의 섭외비를,금통위원에게는 각각 3억1270만원의 연봉과 월 260만원의 섭외비를 지급하고 있다. 이는 버냉키 FRB 의장의 연봉 19만1300달러보다 1억원가량 많은 액수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