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트랜스포메이션은 업(業)의 근간을 흔드는 근본적 변혁과 혁신을 불러일으킨다. 상품 개발,마케팅 · 영업,고객 서비스,기업 브랜드 및 홍보,내부 운영 등 기업 가치사슬(value chain)상의 다양한 분야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 제조업이나 유통업에서는 이 변화를 어떤 계기로 활용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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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적 구매가 시작됐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범람하는 광고와 홍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은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수많은 정보 속에서 어려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정보 수집 및 분석을 직접 하지 않고 구매 과정에서 인지한 몇 가지 힌트에 의존,최종 구매 결정을 하려는 경향을 나타낸다. 이렇게 몇 가지 힌트에 의존해 구매하려는 경향을 '휴리스틱(heuristic)에 의존한 구매'라고 한다. 구매 휴리스틱은 최근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의 발달로 더욱 두드러지게 됐다. 몇 가지 구매 휴리스틱을 살펴보자.

▼구매 휴리스틱① 대중의 의견과 일치하려는 경향=고객들은 구매 의사결정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사람의 구매행위와 다수의 긍정적 평가에 영향받게 된다. 소셜 네트워크는 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손쉬운 채널이다.

▼구매 휴리스틱② 전문가 · 지인을 따르려는 경향=고객들은 일반적으로 해당 상품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을 만한 사람들의 의견에 큰 저항감 없이 따르려고 하는 경향을 갖는다. 이를 통해 쇼핑과 구매 의사결정의 판단을 위한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구매 휴리스틱③ 자원의 한정성을 중요성으로 이해하려는 경향=고객들은 시간 또는 수량의 한정으로 인해 기회가 제약돼 있는 상품에 대해 더 큰 가치를 느끼게 된다. 모바일 기기는 소셜 네트워크와 결합해 한정된 자원을 실시간으로 인식시키고,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데 휼륭한 도구로 활용된다.

▼구매 휴리스틱④ 맥락적 구매(Contextual Buying)에 기반한 쇼핑 경향=고객들은 특정 상품 ·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 되는 해당 시간 위치 장소 관심 등의 맥락에서 바로 정보욕구를 해결하고자 하는 니즈를 가진다. 다양한 맥락적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제공하는 모바일 기기는 이런 상황에서 매우 유용하게 이용된다.

모바일 비즈니스의 관점에서는 특히 맥락적 구매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데,웹(web)에 기반한 기존의 쇼핑 서비스가 단순한 정보 제공 채널로서의 역할에 머무른 데 비해,모바일 기기는 사용자가 중심으로 '사용자의 맥락'이 서비스 제공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사용자 맥락'이란 사용자가 현재 인지하거나 처해 있는 상황과 관련된 것들인데,예를 들면 현재 시간 사용자의 위치,주변환경,관심사 등을 말한다.

고객의 구매사이클을 장악하라

모바일 빅뱅 이후 고객들의 구매 행위도 크게 변했다. 고객의 구매 사이클(구매계획→대안비교→구매→배송 · 전달→사후 피드백) 단계마다 과거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필요로 한다. 구매계획 단계에서는 정해진 상품 카테고리에 의해 상품을 배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앱과 기능을 통해 고객 니즈를 수집하고,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한 구매 니즈 공유로 구매계획의 상세화를 유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소비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니즈와 상품 선호를 알 수 있게 함으로써 구매계획을 용이하게 도울 수 있다.

대안비교 단계에서는 쇼핑몰 내에서 고객 니즈에 기반한 소셜 추천 및 개인화 추천을 제공하고,관련 전문가에 의한 대안 비교 정보와 고객의 시간 위치 장소 선호 등 맥락에 맞춘 능동적인 제안 제공,본인의 선호정보 공유로 타인구매를 함께 유도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매 단계에서는 그룹 구매,소셜지인 공동구매,모바일을 이용한 현장 구매 등 다양한 구매 방법을 제공하고 구매정보공유로 타인구매를 함께 유도할 수 있다.

또 배송 · 전달 단계에서는 기존의 서비스를 뛰어넘어 구매 후 배송 과정에 대한 개인화 SNS 등록(추가 노출 가능) 상품 인수 후 느낌에 대한 소셜 댓글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공유할 수 있다.

사후 피드백 단계에서는 상품 구매 직후 느낀 점을 올려 놓는 단계를 넘어 상품별 구매자 리스트 공개로 상호 질의가 가능하게 하고,상품별 충성고객을 선정하여 소셜 포럼을 운영하며 구매자의 다양한 추천이 재구매로 이어진 경우에 대한 보상 등을 통해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디지털 미디어의 대두와 소셜 네트워크의 확산은 고객의 구매 전 단계에서 이와 같이 변화한 구매심리 및 구매행위를 가능케 한다. 소매유통산업은 물론이고 히트상품 출시를 꿈꾸는 제조업도 이제 고객의 구매패턴과 소비심리를 제대로 연구해 체계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

헬스산업에 부는 바람

지난해 2월 미국 헨리포드병원은 트위터를 이용해 이제껏 누구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서비스를 시작했다. 외과수술 장면을 트위터로 공개했던 것이다. 기상천외한 시도를 처음 고안한 것은 순전히 교육적 목적이었다고 한다. 집도의가 7시간에 걸친 수술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를 마칠 때마다 수술실에 설치된 컴퓨터를 통해 '지금 개복이 완료됐음''이식한 신장에서 벌써 소변이 만들어지고 있음' 등과 같은 트위트를 올렸고,교육생들은 질문을 올리거나 수술실 모니터와 비교하면서 마치 함께 수술하는 것처럼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효과는 엉뚱한 곳에서 나타났다. 기나긴 수술시간 동안 수술실 바깥에서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환자 가족들이 헨리포드병원의 시도에 폭발적인 호응을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눈깜짝할 사이에 이 병원의 인지도는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그 병원에서 수술을 하겠다는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병원은 트위터를 통한 수술 생중계가 제공할 수 있는 부가적 가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의료기관의 변화는 여러 형태로 나타났지만,다양한 통신 인프라와 기술 발달로 인해 나타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유비쿼터스(ubiquitous:언제 어디서나)가 결합된 U헬스케어라고 할 수 있다. U헬스케어는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현재 장소에서 바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U-헬스케어 서비스는 만성질환자에 대한 지속적 관리 가능성과 고급 의료진의 효과적 자원관리 등의 기대효과를 갖고 있으며,정부 차원에서는 의료 소외층에 대한 서비스 제공이라는 비전을 실현할 수 있어서 관심을 모았다. 이런 점이 지금 모바일이 결합된 'M헬스케어'라는 용어까지 만들어내면서 의료시장을 술렁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높은 하드웨어 스펙은 의료현장에서 촬영되는 사진 동영상 등을 모바일 기기상에서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상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는 점은 각종 의료 정보 데이터를 원격으로 조회,저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밖에 스마트폰이 갖고 있는 카메라 위치인식 중력인식 등의 기능은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고 모니터링하는 데 유용한 근간이 된다. 미국의 경우 2009년 통계로 이미 의료서비스 소비자의 42%,의료진의 65%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함으로써 대중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2010년 9월 기준으로 한국에서 사용 가능한 헬스케어 관련 애플리케이션은 5000개를 넘었고 활용처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는 주로 각종 질병정보 치료방법 약품 정보 제공 등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의료정보(medical reference) 앱'과 다양한 목적의 의료계산기 등을 들 수 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가 의료업에 활용되는 또 다른 사례로 POC(point of care)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의사가 환자의 병상 옆에서 병원 인트라넷에 접속해 자세한 정보를 조회하고,현재의 상태를 기록하며,필요한 의료진을 호출하는 등의 행위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 것이다.

[한경 BIZ School] Let's Master Mobile Transformation‥영화 선택ㆍ옷 구입 전에 트위터 확인…고객 스마트폰 잡아라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피츠버그 대학병원은 블랙베리폰을 이용해 POC시스템을 구축했고,이를 통해 병상에서 EMR(electronic medical record)을 조회하며 의료진과 협업하고 지시할 수 있는 실시간 병원을 구축했다.

소셜 네트워크는의료공급자에게도 중요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의료 공급자인 의사 가운데 60%,간호사 가운데 65%가 직업적 목적으로 소셜 네트워크 이용을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의료서비스 전체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가상의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의료정보와 의료전문가에게 바로 닿을 수 있는 지름길이 모바일기기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확보되기 시작하면서 시장은 성급하게 기대에 차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서비스 확대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있다. 법적 제약 문제와 고객의 신뢰 확보,그리고 적절한 인력과 자원의 확보 등이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트랜스포메이션은 그동안 헬스케어산업의 문제로 지적돼왔던 의료기관과 환자 측의 정보 격차와 이로 인한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임에 틀림없다.

이정우 딜로이트컨설팅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