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이하의 투자 자금이 있는 사람은 부동산 등 실물 자산보다는 주식 등 금융 자산에 관심을 가지는 게 유리하다. 1억원 이하의 돈으로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동산을 구입한다는 게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 활황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에 분배를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알아보자.

◆1억원 이하 보유 시 연령별 포트폴리오

20~30대 투자자들이라면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눈앞에 둔 투자자들과는 다른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일반적으로 연령대가 높아지면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 가져가야 한다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즉 20~30대 투자자들은 보다 공격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

20~30대 투자자들은 펀드,직접투자,파생상품 등에 대해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똑같은 투자금 1억원이라도 20~30대에서의 1억원과 이미 은퇴한 연령층에서의 1억원의 가치는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20~30대 연령층의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에 25%,투자자산에 75% 정도를 분산하는 것을 추천한다.

안전자산에는 정기예금,주가지수연동예금(ELD) 등이 있다. 투자형 자산으로는 국내 대표그룹주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나 해외펀드 등에 투자하는 게 좋다.

40~50대는 소득과 지출이 가장 왕성한 시기다. 40~50대 연령층의 투자자는 리스크와 안정성 두 가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주택자금,자녀교육비 등의 지출이 생애 어느 시점보다 많은 시기인 반면 은퇴 이후 노후를 위한 본격적인 재산 형성에 나서는 시기여야 한다. 근로소득자라면 회사로부터 마지막 급여를 받는 단계일 수 있기 때문에 안정성을 좇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20~30대보다는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은퇴 이후의 60대 이상 투자자보다는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가져갈 수밖에 없는 시기다. 그만큼 포트폴리오 관리의 어려움이 많은 시기이며 생애주기 어느 단계보다 정밀한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시기다. 40~50대 연령층의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에 40%,투자자산에 60% 정도로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

안전자산으로는 유동성 확보를 위한 머니마켓펀드(MMF),ELS,연금신탁 등을 추천한다. 투자자산으로는 인덱스펀드,사모펀드,금펀드 등에 투자하는게 좋다.

은퇴가 임박했거나 이미 은퇴한 60대 이상 연령층의 포트폴리오는 무엇보다도 안정성에 포커스를 두어야 한다. 전문직종이나 경영자가 아닌 이상에는 더 이상의 근로소득이 발생하기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소득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득활동 기간 중 적립해 두었던 자산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서 은퇴 이후의 삶이 빈곤하지 않도록 계획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다. 60대 연령층 투자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안전자산 80%,투자자산 20% 정도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정기예금에 가입하되 안정적인 이자수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월이자지급식을 선택하는 게 좋다. 소득활동 시기와 마찬가지로 매월 정기적인 연금소득이 발생할 수 있도록 연금보험도 가입하는 게 좋다.

투자자산으로는 국내증시 상승의 혜택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는 인덱스펀드와 주가 상승기뿐만 아니라 주가가 일정 수준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고수익을 누릴 수 있는 ELS상품을 추천한다.


◆명심해야 할 투자 원칙

1억원 이하를 보유했을 경우 연령별 자산 포트폴리오를 추천했지만 그것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경제적인 상황과 투자스타일,특히 자금의 성격에 따라서 달라져야 한다.

분산투자는 가장 기본적인 투자 원칙이다. 분산투자의 중요성은 이미 잘 알려졌지만 많은 사람이 분산투자의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있다.

분산투자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금융자산이 있다면 주식 채권 실물에 어떤 비율로 투자할 것인가를 정하는 자산분산,한꺼번에 아니면 나누어서 투자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투자시점분산(분할매수),단기 중장기 투자를 결정하는 투자기간 분산,원화뿐만 아니라 달러 등 해외통화로도 투자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통화분산,한국 이외에 투자할 것인지를 정하는 지역분산 등이 그것이다.

장기투자 역시 중요하다.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아직까지 장기투자를 완벽히 제압할 만큼 유효한 카불리기드는 없는 듯 하다.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10년 이상 보유하지 않을 거면 단 하루도 보유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장기투자를 선호했다. 버핏이 단기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가 거둔 대부분의 수익이 장기투자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버핏은 투자는 단기적 승부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장기투자를 이야기 한다고 해서 단기투자를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목표수익이 조기에 달성되었다면 기간에 상관없이 투자자산을 거두어 들일 수도 있다. 큰 틀의 원칙만큼은 정하자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견해에 신뢰를 보내고 귀를 기울이는 자세도 중요하다. 재앙 같은 경제적 이벤트가 다시 발생하지 않는 한 전문가들은 당신의 이웃들보다 시장에 많이 노출되어 있으며 정보 획득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웃의 말에 쉽게 현혹되어 투자원칙을 잊어버리곤 한다. 적어도 제대로 된 금융인이라면 투자 원칙은 지킬 것이기 때문이다.

하태원 국민은행 잠실롯데PB센터 팀장 twha@kbsta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