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주기에 따른 재무목표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살면서 부딪히는 재무적 이슈는 공통점이 많다. 일반적으로 연령대별 주요 재무적 이벤트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그에 따른 구체적인 자산 포트폴리오도 구축할 수 있다. 다만 사전에 예상하지 못한 재무 이벤트(이혼,장애가족 발생,수입의 큰 변화,조기 상속재산 수령,기부 등)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예기치 못한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에 대한 대처 방법도 재무설계를 할 때 미리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

재무 이벤트별 상황도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 교육비 마련를 위한 재무설계에서 자녀의 유학계획이 변경되거나 장학금 수령 등의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혹은 주택 재산 관리에서 주택가격에 큰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는 재무설계를 수정하는 게 불가피하다. 이벤트별 상황 변화는 사전에 대처 방법을 구상하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며 사후에 재무설계를 수정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재무 이벤트 고려해 포트폴리오 구성해야

연령별 재무 이벤트에 대한 세부적 고려와 함께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는 이벤트의 흐름을 이해해 포트폴리오를 구상 · 실행하고 상황 변화에 따른 재배분 전략을 정기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결혼 시기,막내의 출산 시기,은퇴 시기,배우자의 사망 시기 등이 라이프 사이클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다. 이런 요소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연령별 포트폴리오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충분하게 고려돼야 한다.

경제환경도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이에 따른 정기적인 포트폴리오 재배분은 당연하다. 포트폴리오 전략 구성 때 전제되는 경제 가정치(물가상승률,기대수익률 등)는 포트폴리오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변수이므로 전문가 등과 협의해 적절하게 설정해야 한다. 또 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산을 재분배할 때 과거처럼 부동산에 집중하는 자산 배분은 지양하는 게 좋다.

연령별 포트폴리오에서는 '100-나이' 전략이 통상적으로 많이 활용된다. 이해하기 쉽고 실행하기 용이한 대표적인 연령별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 전략은 '100-나이' 비율만큼을 주식형 펀드 등 투자 성격 자산에 배분하는 것이다. 나이가 젊을수록 투자형 자산 비중을 높이고 나이가 들수록 투자형 자산 비중을 감소시켜 안전한 자산관리를 추구하는 전략이다.

◆20대가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에 가장 중요

10대에는 부모로부터 저축과 소비의 적절한 습관을 배우는 것이 가장 기초적인 자산관리의 바탕이다. 또 상황에 따라 부모나 조부모로부터 자산을 증여받을 수 있으므로 증여받은(수증) 재산의 관리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20대에는 대학생활을 거쳐 직장생활이나 창업을 하면서 자신의 수입에 의한 자신만의 포트폴리오 배분이 시작된다. 직장 초년생은 수입이 적을 수밖에 없으므로 저축과 소비의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목돈 마련 습관을 갖추고 결혼자금 마련뿐만 아니라 많은 투자가 필요한 개인의 자기계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자기계발 비용은 미래 수입의 확대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무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또 20대에는 연령대별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결혼자금,자녀교육비,노후자금 등을 모두 감안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시간적 · 경제적 노력을 기울여 적절한 라이프 사이클별 포트폴리오의 큰 틀을 짜야 한다.

◆30대는 위험 이전,40대는 교육비와 주택 마련 신경써야

최근 결혼 연령 시기가 늦어진 점을 고려할 때 30대에는 결혼자금 관리가 첫 번째 재무 이벤트가 될 것이다. 결혼 후 미취학 자녀의 보육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또 각종 인적 위험(조기 사망,장기 생존,질병과 상해 등)과 재산 위험(화재 등),직업별 특수한 위험(배상 위험 등)을 대비한 위험관리 전략도 세워야 한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위험을 이전하는 방법으로 보험을 활용한다. 자녀 출산 때 자녀의 상해,질병을 대비한 자녀보험,노후를 대비한 연금보험,조기 사망 등에 따른 대비책으로 생존 가족을 위한 종신보험,그리고 생명보험과 상해보험이 필수적이다. 수입의 10% 수준 또는 많게는 20% 수준에서 위험관리를 위한 보험료 지출이 적절하다.

결혼 전후 독립의 필요에 따른 거주용 주택 마련도 준비해야 한다. 전세로 살 것인지,집을 살 것인지에 대해서는 상호 장단점과 자인의 수입,자산 포트폴리오를 감안해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40대에는 성장하는 자녀의 교육비가 중요한 재무 이벤트다. 자금 수요 측면에서 교육비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또 가족 수가 늘어나면서 주택 면적의 확대 등에 따라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주택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질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 등 부채에 대한 전략적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 수입 확대 전략으로 직업의 전환이 중요 이벤트가 될 수 있다.

50대는 노후를 대비한 은퇴자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관리해야 할 시기다. 연금보험과 더불어 노후자금 목적의 포트폴리오 관리가 필요하다. 30~40대부터 준비한 노후자금 포트폴리오를 좀 더 안전한 포트폴리오로 재배분할 필요가 있다. 또 자녀들이 결혼하는 시기이므로 마련한 자녀 결혼자금 목적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구체적 관리를 통해 결혼자금이 적절히 지출되도록 한다. 이 시기에 새로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은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조금씩 다르더라도 자녀 또는 배우자에 대한 증여와 상속 준비를 사전에 갖추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절세나 자녀의 미래를 위한 사전 증여 전략을 진행할 수도 있다.

◆60대 이후에는 유동성에 초점 맞춰야

60대 이후부터는 노후 생활자금 관리와 여가생활,상속플랜이 주요 이벤트다. 노후를 위해 마련한 자금은 안전하면서도 안정적인 지출이 가능한 자산으로 배분해야 한다. 안정적으로 연금을 수령할 수 있어야 하며 부족한 연금을 채우고 안정적인 유동성을 갖춘 자산들로 구성해야 한다. 포트폴리오상 금융자산이 부족한 경우는 역(逆)모기지론(주택연금)도 고려할 수 있다. 또 70대 이후 노령화에 따른 요양비 의료비 지출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상속플랜은 사전적 전략 중에도 잔여 재산에 대한 정리 및 부양가족에 대한 재산 분배라는 중요한 성격을 갖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구체화될 수 있도록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실행 방안을 마련하는 게 좋다.

생애 전체적인 포트폴리오를 보면 위험관리를 위한 보험 지출은 전체 수입의 10% 전후가 적절하다. 각 재무 이벤트별 포트폴리오 구성시에는 자녀 교육자금,주택 구입자금,노후자금과 사후가족 필요자금 등 금액과 비중을 떠나 빠짐 없이 모두 갖춘 재무설계를 마련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그래야 라이프 사이클별 상황 변화에 쉽게 대처하고 재무 이벤트를 누락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게 된다.

최봉수 하나은행 방배서래골드클럽 PB팀장 bongsoochoi@hanaba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