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와 내년 초 금융권에 최고경영자(CEO) `인사 태풍'이 불 전망이다.

이철휘 사장의 사표 제출로 공석인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인선이 시작된 가운데 기업은행장 등 주요 은행장들의 임기도 다가오면서 벌써 하마평이 흘러나오고 있다.

◇금융공기업 인선 착수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어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했다.

임추위는 캠코의 비상임이사(4명)와 민간 전문가(3명) 등 7명으로 꾸려졌으며 조만간 사장 후보자 모집 공고를 할 예정이다.

서류심사에서 3~5명 정도를 선발하고서 면접심사를 거쳐 후보자를 선정하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이 후보를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차기 캠코 사장으로 김경호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와 현재 사장 직무대행을 맡은 인호 부사장, 김성진 전 조달청장, 최수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전 사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이지만 11월 중에 후임 사장 선임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12월20일 임기가 끝나는 기업은행장 인선은 11월 말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후임 기업은행장 선임이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일부 정부부처 개각과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 윤용로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거론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 일자리 창출 등 금융공기업으로서 위기 극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관행에 따라 김용환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나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후임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윤 행장은 전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 부위원장에서 기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내부 임원 중에선 1980년에 입행해 30년 이상 기업은행에 몸담아온 조준희 전무의 승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11월 말이나 12월 초 행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공모를 통해 지원자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5개월째 공석인 한국은행 금통위원 한자리를 누가 채울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직 관료 출신들과 금융기관 수장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후임 인선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시중은행장 벌써 하마평 `솔솔'
내년 3월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 임기가 만료된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이종휘 우리은행장의 거취는 현재 진행 중인 우리금융 민영화와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금융당국으로부터 2회 `경고' 조치를 받아 연임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예금보험공사의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 관리 규정' 18조에 따르면 공사는 금융기관 임원이 동일 금융기관에서 임기 중 경고 2회 이상 받으면 해당 금융기관의 임원으로 재선임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다만 해당 금융기관의 매각 절차가 진행되는 등 불가피한 경우 예금보험위원회가 인정하는 경우 재선임도 가능하도록 `단서 조항'이 있어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

이 행장은 수석 부행장 시절(2006년)과 은행장 시절(2009년)에 각각 경고 조치를 받았다.

은행 내부에서는 이순우 수석 부행장과 우리금융의 윤상구 전무 등도 후임 은행장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 수석 부행장은 1977년 옛 상업은행에 입사해 기업금융단장, 개인고객본부 본부장 등을 지낸 영업통이다.

윤 전무는 1980년 한일은행에 입행해 강남중앙기업영업본부장, 중소기업고객본부장(부행장) 등을 지내고 2009년부터 우리금융 전무를 맡고 있다.

외부 인사가 올 가능성도 있다.

2002년 5월 우리은행으로 이름이 바뀐 이후 이덕훈, 황영기, 박해춘 행장까지 모두 외부 출신이었으며 현 이종휘 행장만 이례적으로 내부출신이었다.

우리금융 인수를 추진 중인 하나금융지주에서도 김승유 회장과 김종렬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등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

금융권에서는 김 행장 등의 연임을 점치고 있지만 이들의 거취 또한 우리금융 인수 등의 작업과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역시 배임 및 횡령 의혹으로 직무정지를 당하고 검찰 수사도 받고 있는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의 향후 거취에 따라 인사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신 사장이 물러날 경우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과 위성호 신한금융 부사장 등이 차기 사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조재영 기자 indigo@yna.co.kr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