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코스닥사 주식 담당자들은 코스피 지수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는 등 2000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500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최근 만난 한 코스닥 상장사의 주식 담당자가 전한 말이다. 하지만 코스닥 지수는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과 1일 코스닥 지수 상승률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이종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밸류에이션 매력과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를 바탕으로 향후 코스닥 시장의 주가 흐름은 긍정적일 것"이라며 "박스권 상단을 돌파한 코스피를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코스닥 시장내 우량기업들의 하반기 영업이익이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스타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컨센서스(시장 예상치) 데이터가 존재하는 26개 종목의 이번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4000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전분기 2800억원 대비 44%, 전년동기 3000억원 대비 33.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코스피 기업들의 3분기 예상이익(전분기대비 12.7%, 전년동기대비 27.6% 증가)보다 더 큰 성장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그동안 뒤쳐졌던 주가수익률이 좁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3분기 예상실적 뿐만 아니라 4분기 예상실적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3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는 반면 코스닥 우량기업들의 4분기 예상실적은 3분기와 마찬가지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우량주 가운데 어떤 종목에 주목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최근 투신권이 사들인 종목 가운데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들에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일정기간 순매수 상위주를 매수하는 '수급 따라하기' 전략 가운데 기관 따라하기 전략의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기관 합계 기준 순매수 종목보다 투신 순매수 종목의 투자가 수익률을 더욱 높였다.

코스닥 시장이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 17일 이후 투신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다음이다. 투신은 다음을 161억8900만원 어치 순매수했다. 대우증권은 이날 다음에 대해 밸류에이션 매력과 4분기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시점이라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11만원을 유지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2010년 예상 PER이 9배로 한국 인터넷 업종 평균 14.3배와 글로벌 인터넷 평균 28.9배 대비 현저히 저평가되어 있다"며 "견조한 3분기 실적에 이어 4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 기록 경신이 예상되는 데다 악재인 NHN과 오버추어의 결별이 최소한 4분기에는 긍정적인 변수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투신은 서울반도체도 151억8900만원 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증권은 서울반도체에 대해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3분기 실적 기록할 전망이라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5만7000원을 유지했다.

이수정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서울반도체의 3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41%, 55% 성장한 3044억원, 45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TV용 LED 부문에서 해외 고객사 비중이 더 높아 국내 TV업체들의 재고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투신은 포스코 그룹의 지원을 통해 신사업 성과가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되는 포스코 ICT와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의 조기 청산으로 할인 요소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심텍도 각각 39억4000만원, 38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심텍은 4분기부터 본격적인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며 "D램업체들의 공급 증가에 따라 하반기 실적 호조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최대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던 키코에 대한 청산이 4분기 중에 이뤄질 것으로 진단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