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1일부터 주요 도시의 길거리에서 영업하던 일반 환전소를 모두 폐쇄시키고 정식 허가를 받은 은행들만 환전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은행 이외의 금융업체나 이 회사의 지부들이 해오던 환전업무를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들 회사가 운영해오던 환전소는 중앙은행으로부터 정식 환전업무 창구로 허가를 받든지 문을 닫아야 한다.

지금까지 수도 모스크바 등 주요 도시에선 은행이 아닌 일반 금융업체들이 운영하는 환전소들이 달러나 유로화 등 외화를 러시아 현지 화폐인 루블로 바꿔주는 환전업무를 해왔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4월 이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일반 환전소는 사기 등 범죄의 온상이 돼 왔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금융업체 영업허가 및 금융 건전화국 국장인 미하일 수호프는 "앞으로 최대 한 달 반 이내에 환전소 개편 작업이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거리 환전소는 러시아 경제개혁이 한창이던 1990년대 초반 루블화 가치가 급격히 오르내리자 불안해진 국민들이 급여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미국 달러화로 앞다퉈 바꾸면서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1995~1998년 당시엔 러시아 전역에 1만개가 넘는 일반 환전소가 영업했을 정도였다.

모스크바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길거리 환전소들은 정식 은행보다 높은 환율로 인기를 끌었으나 불법 이득을 취해왔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은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과 관광객들은 멀리 떨어진 은행들을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게 됐다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러시아 전역에 139개의 일반 환전소가 있으며 그중 111개가 모스크바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