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미국 증시가 반등 하루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유럽발 금융 위기 재연 우려가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전날 국가별 혼조세를 보였던 유럽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3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2.86포인트(0.21%) 내린 10835.28에 장을 마감했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2.97포인트(0.26%) 떨어진 1144.73에 거래를 마쳤다.나스닥지수도 전날보다 3.03포인트(0.13%) 하락한 2376.56에 장을 마감했다.

이늘 증시는 전날 불거진 아일랜드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은 데다 차익 매물까지 흘러나와 등락을 거듭한 끝에 하락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미국 주요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경기 부양책의 필요성에 대해 엇갈린 견해를 제시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미국 경기가 특별한 변화를 보여주지 않다보니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작은 재료에도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는 불안한 양상이다.

래리 페루지 캐브레라캐피탈마켓의 주식투자담당자는 “그동안 견조한 상승세를 누린 투자자들이 새로운 재료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분기말로 접어들고 실적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주가가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소재주와 금융주,소비자지출 관련주들이 주로 하락했다.소재화학주들의 하락폭이 컸다.이날 증시에서 듀퐁과 다우케미칼,알코아 등이 각각 2.5%,1.7%,1.1% 하락했다.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소재주들의 하락을 이끌었다.

정부가 구제금융 과정에서 투자했던 자금을 일부 회수할 움직임을 보이며 금융주들도 약세를 보였다.JP모건체이스가 2.2%,BOA가 1.2% 떨어졌다.장중 강한 상승세를 탓던 씨티그룹주와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주도 장 후반으로 가면서 상승폭을 줄여 각각 1%와 0.4%오르는 데 그쳤다.

유가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이 늘어나고,소비자들의 지출 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소비자지출 연관주인 어번아웃피터스는 8.3%나 급락하기도 했다.

반면 에너지 관련주들은 유가상승 수혜로 강세를 보였다.유전개발업체인 BP와 유전다이아몬드오프쇼어,트랜스오션이 각각 1.8%,3.4%,3% 올랐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 수석투자전략 담당은 “세제 정책과 양적완화 조치 등 워싱턴 정가의 고민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면서 투자자들이 불안심리가 가시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유럽 증시는 29일 재정 긴축에 항의하는 노동계의 대규모 파업과 시위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유럽 전체 시황을 반영하는 FTS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날보다 0.6% 하락한 1064.88로 장을 마감하며 사흘 연속 떨어졌다.장 초반 강세로 출발했던 주요 국가별 증시도 내림세를 보였다.영국 런던 FTSE100지수는 0.16% 하락한 5569.27,프랑스 파리의 CAC40 지수도 0.67% 내린 3737.12으로 거래를 마쳤다.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지수 역시 0.42% 하락한 6246.92로 장을 마감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약 10만명의 유럽 노동조합원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인 것을 비롯해 유럽 각국에서 이날 재정긴축에 항의하는 시위와 파업이 잇따른 점이 투자심리를 냉각시킨 요인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스페인에선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노동계가 총파업에 돌입해 수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주요 대도시에서 교통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게다가 전날에 이어 아일랜드,스페인 등의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지속된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2위 의류 유통업체인 헤네스앤드마우리츠(H&M)의 올 3분기 순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뿐 아니라 20곳의 유럽 점포 개장을 연기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H&M 주가는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 증시 6% 넘게 급락했다.이에 따라 소매업종 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관우/강경민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