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代 세습' 공식화] 김경희·장성택 '섭정체제'로…측근 최룡해와 안정적 후계 구축
후계자 지위를 공식적으로 얻은 김정은은 20대 후반으로 북한 권력의 양대 축인 당과 군 경력이 거의 없다.

김정은 혼자 힘으로는 후계체제를 끌고 가기 어렵다는 의미다. 때문에 3대세습의 성공을 위한 친위 그룹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8일 김정은과 함께 대장 칭호를 부여한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믿을 만한 핏줄과 오랜 심복으로 후계체제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겠다는 뜻을 읽을 수 있다.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과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김경옥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대장 칭호를 받았다.

이들은 당과 내각의 권력을 장악한 장성택과 연결된다.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는 장성택의 부인이다. 최룡해는 장성택의 오른팔이다. 그는 특히 김일성 전 주석의 막역한 친구였던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로 혁명2세대다. 그의 대장 칭호 부여는 가계 세습의 정당성을 혁명전통에서 찾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김경옥은 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역임했으며 김경희와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정황 때문에 장성택이 당분간 섭정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성택은 부인 김경희와 함께 올해 상반기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을 가장 많이 수행했다. 김 위원장의 측근 중의 측근이라는 방증이다. 특히 그는 지난해 1월 김 위원장에게 김정은을 후계자로 건의해 낙점을 받아내면서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장성택은 2004년 '권력욕에 의한 분파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업무정지 처벌을 받아 사실상 실각했지만 2006년 노동당 제1부부장 등으로 복귀했다. 이후 김정은 후계체제 정립 과정에서 당과 군부,내각을 장악하며 급속히 부상했다.

작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 회의 때 국방위원에 임명됐다. 지난 6월 최고인민회의 3차 회의에서 장성택은 국방위 부위원장에 발탁되면서 김 위원장에 이어 제2위의 자리에 올랐다. 현재 국방위원회와 내각의 재정권을 장악하고 있다.

이번에 대장에서 차수로 승진한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부 참모장은 이른바 '장성택 사단'의 핵심 멤버로 알려져 있다. '장성택 사단'으로 분류되는 인물로는 리영호와 최룡해 외에 군부의 거물인 오극렬(국방위 부위원장),김영춘(국방위 부위원장 겸 인민무력부장)과 내각의 박명철(체육상)이 우선 꼽힌다. 또 '7 · 1 경제개선관리조치'를 주도하다 2007년 4월 내각 총리직에서 밀려났다 최근 당 경공업부 제1부부장으로 재기한 박봉주도 장성택의 측근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