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형 랩 상품 인기로 한껏 주가를 올리고 있는 투자자문업계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중 두 곳 중 한 곳이 적자를 면치 못했고, 당기순이익이 10억원 이상인 자문사도 7곳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업 자문사 122곳 중 58개사 '적자'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122개 전업 투자자문사 중 지난 1분기(2010년 4월~6월)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곳은 모두 58개사(47.5%)로 전년 동기 대비 22개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후 새로 설립된 자문사 37개사 중에서는 절반이 넘는 19개사(51%)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전체 122개 전업 투자자문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316억원 대비 140억원이 감소했다.

영영업수익도 수수료 수익은 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187억원 대비 163억원(87.2%)이 늘었지만, 고유재산운용수익은 473억원으로 전년 동기 607억원 대비 134억원(22.1%) 줄었다.

일대일 맞춤형 투자상품인 자문형 랩의 인기로 수수료 수입은 짭짤했지만 정작 자문사들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자금을 굴리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반면 영업비용은 증권 및 파생상품 관련 손실과 인건비 증가로 전년 동기 444억원 대비 145억원 증가한 589억원을 기록했다.

케이원·브레인 선두권, 신설사 레이크 약진

회사별로는 케이원이 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가장 양호한 실적을 보였고, 다음으로 브레인(51억원), 코스모(20억원), 가치(14억원), 삼정(13억원), 레이크(12억원), 시선(1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호에스에이치(-8억원), 아샘(-6억원), 벡스톤(-6억원), 오크우드(-6억원), 마스터(-5억원), 웅진루카스(-4억원), 코리아오메가(-3억원), 대성(-3억원), 맥(-3억원), 테에스아이(-3억원), 가울(-3억원) 순으로 저조했다.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자문형 랩 상품의 인기에 힘입어 자문계약고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6월말 현재 전체 전업 자문사의 계약잔액은 17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말 13조7000억원 대비 3조6000억원(26.3%) 증가했고, 이중 자문계약고가 6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말 대비 2조9000억원(87.8%) 급증했다. 일임계약고는 11조1000억원으로 7000억원(6.7%) 증가하는데 그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 자문형 랩 상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자문계약고가 급증한 것이 1분기 영업실적의 특징"이라며 "다만 절반에 가까운 자문사들이 당기순손실을 기록 하는 등 수익성 면에서는 양호한 성적표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