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체율이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 말 현재 국내 은행들의 원화 대출 연체율(1일 이상 원금 연체 기준)은 1.50%로 7월 말보다 0.23%포인트 상승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는 작년 5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6월 말(0.99%)과 비교해서는 0.51%포인트 올랐다.

금감원은 "기업 구조조정 추진과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라 은행들의 연체율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체율이 높아지면 수익성도 그만큼 나빠진다.

기업 대출과 가계 대출 모두 연체율이 큰 폭으로 뛰었다. 기업 대출 연체율은 2.07%로 7월 말보다 0.32%포인트 상승해 작년 5월 이후 처음으로 2%를 넘어섰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2.23%로 7월 말보다 0.36%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 연체율은 1.29%로 2006년 11월(1.5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기업 대출 연체율이 상승한 것은 지난 6월 말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발표 이후 기업의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영향을 받은 때문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건설업 부동산업 조선업 등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신규 연체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가계 대출 연체율은 0.78%로 직전 최고치였던 작년 5월(0.78%) 수준까지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0.64%로 전달보다 0.11%포인트 오르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작년 2월 0.69%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라 전반적으로 차주의 상환 능력이 약해진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연체율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