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시장을 두고 영화사,DVD 업계,극장 업계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이 27일 보도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는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영화를 극장 개봉 중이거나 DVD로 출시되기 이전에라도 TV를 통해 볼 수 있는 VOD 서비스를 지난 5월 허용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4.99달러(5700원)만 내면 개봉한 지 120일이 되지 않은 영화도 VOD 서비스로 집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미국 영화사들은 현재 극장 개봉 후 120일 안팎인 VOD 서비스 개시 시기를 개봉 후 45일로 앞당기고 한 편당 24.99달러(2만9000원)에 제공하는 프리미엄 VOD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케이블TV와 위성TV업체들도 VOD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반면 DVD 업계와 극장업계는 설상가상이라며 울상이다. 최근 미국에서 최대 규모 영화 DVD 대여업체 체인인 블록버스터가 파산보호를 신청했을 정도로 DVD업계 상황은 악화일로다. 애덤스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미국 DVD시장 규모는 약 99억달러(11조3830억원)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4년에 비해 30%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미국의 한 DVD 유통업체 관계자는 "VOD 서비스가 시작된 5월 이후 영화 수입 중 80%가 영화사로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극장체인인 리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도 "영화사가 극장업계에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