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미소로 자신감까지 되찾게 해주는 잇몸성형이 최근 치의학계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잇몸성형(치주성형수술)은 잇몸이 과잉 증식돼 치아가 짧아 보일 때,잇몸 형태가 가지런하지 못해 인접한 치아와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잇몸 색깔이 검붉어 자연스럽지 못한 경우 이를 표준에 가까운 잇몸으로 만들어주는 외과적 치료술을 말한다.

국내에서 잇몸성형은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치주학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치과치료에 대한 관심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여서 이 치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기태 서울대 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한국인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겸손하게 웃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해왔다"며 "여기에는 웃을 때 드러나는 잇몸을 누가 볼까 두려워 그렇게 해온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입을 가리고 웃는 습관이 반복될수록 자신감은 점점 없어지고 하나의 콤플렉스로 작용해 일상생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잇몸 모양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적절한 진단과 잇몸성형을 통해 자신의 문제점을 해결함으로써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잇몸성형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잇몸이 특정약물이나 성장과정에 의해 과도하게 증식돼 웃을 때 잇몸이 너무 많이 드러나고 상대적으로 치아부분이 짧아 보이는 경우다. 이때는 치은절제술 및 치관연장술로 개선할 수 있다.

치은절제술은 블레이드로 잇몸조직을 치아 외형과 조화를 맞춰가며 제거하는 방법이다. 단순히 잇몸조직만 잘라서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잇몸조직의 뼈를 삭제하고 젖힌 잇몸을 아래로 내려 봉합해 전체적인 조화를 맞추는 치관연장술을 시행한다.

둘째는 밝은 분홍색이어야 할 잇몸에 멜라닌 색소가 침착돼 어두워 보이는 경우다. 이 경우 치과용 삭제 기구나 레이저로 멜라닌 색소가 많은 부위를 제거하면 된다. 약 4주가 지나면 연분홍색 잇몸을 얻을 수 있다. 만약 멜라닌 색소가 다시 침착해도 그 속도는 미미한 편이며 재발되더라도 다시 시술해 높은 만족도를 유지할 수 있다.

셋째는 과도한 칫솔질로 잇몸이 너무 내려가 치아가 길어 보이거나,이가 시리고,치아뿌리가 파인 경우다. 이땐 입천장에서 잇몸조직을 떼어 노출 부위를 덮고 그 자리에 원래의 잇몸조직을 당겨서 봉합해 고정시키는 치은이식술을 시행한다. 시술 후엔 퇴축됐던 잇몸이 복원돼 치아가 덜 시리고,외부 자극에 영향을 덜 받으며,길게 보였던 치아가 가려져 심미적인 만족감과 자신감을 갖게 된다.

이 밖에 잇몸이 부족해 칫솔질할 때마다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윗입술과 잇몸을 연결해주는 인대(소대)가 높이 부착돼 잇몸을 당기는 경우,임플란트를 심은 후 더 오래 사용하기 위해 잇몸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잇몸성형을 할 수 있다. 성형 후엔 기능적인 불편함이 없어지고 칫솔질이 편안해져 구강위생 상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구 교수는 "잇몸성형시 처음 의도한 바와 달리 수술부위가 아물 때 잇몸이 지나치게 쪼그라드는 현상이 일어나 치아를 완전히 덮지 못하거나, 입천장에서 떼어낸 이식편이 제대로 잇몸에 고정되지 않아 괴사되는 부작용이 간혹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나치게 잇몸을 절제하거나 좌우 대칭을 맞추지못하면 오히려 보기 흉하게 되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