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금융권 세미나 통해 뜻맞는 사람 10~20명 뭉쳐
정보교류·사교모임 넘어 봉사단체로 활동하기도
서울 반포동에 사는 김모씨(51 · 여)는 매달 넷째주 토요일마다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한 고아원을 찾는다. 지난 25일에도 어김없이 이곳을 찾아 음식준비 방청소 등을 하며 어린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봉사활동에 참여한 인원은 20명.대부분 한 시중은행에서 모임을 주선한 부동산 · 금융 투자 소모임 소속 회원들이다. 김씨는 "회원들 사이에서 뜻깊은 행사를 해보자는 공감대가 모아져 올해 초부터 시작한 것"이라며 "어린이들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강남 부자들이 투자정보 교류나 사교 등을 위해 결성한 각종 소모임이 비공식 봉사단체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 소모임은 과거 정보 독점이나 배타성 등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그러나 회원들의 자발적인 봉사활동 참여 등이 점차 늘어나면서 이 같은 인상이 달라지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사실 봉사를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은행 프라이빗뱅킹(PB)이나 교회 등 종교단체를 통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압구정동에 사는 양모씨(56 · 여)는 화요일마다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교회 소모임을 통해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이연정 하나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열심히 일하는 부자들이 기부도 정말 많이 한다"며 "대학총장을 지낸 한 고객은 자신이 그동안 기부해왔던 곳을 딸에게 물려줘 대신 기부하게 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유명 영화배우인 김모씨(33)도 최근 투자 소모임을 통해 한 고아원에 티셔츠와 운동화 등을 전달했다.
이 같은 투자 소모임은 비공식적이며 자발적인 게 특징이다. 대부분 시중은행이나 증권사 등이 개최하는 각종 세미나를 통해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뭉치거나 교회 등 종교단체에서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다.
보통 인원은 소모임당 10~20명 정도가 주를 이룬다. 의사 변호사 등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끼리 모이거나 나이나 거주지에 따라 나누어지는 사례가 많다. 자신들의 투자 사례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좀 더 나은 대안을 함께 고민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을 초청,세미나나 강연을 개최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 투자 소모임의 주요 이슈는 단연 강남 재건축과 금 투자가 꼽힌다. 특히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구 강남 재건축의 미래를 밝게 전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김일수 씨티그룹 프라이빗뱅크 팀장은 "개포주공 등 저층 재건축에 대한 강남 부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며 "최근 몇 년간 계속된 강남 일대 규제로 인해 신규 아파트 공급이 거의 끊긴 상황에서 입지가 뛰어나고 사업성이 좋은 저층 재건축단지는 투자매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금 투자도 강남 부자들의 주요 관심 대상이다. 고 지점장은 "국제 금 시세가 온스당 1300달러에 육박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금 투자열기가 최고조에 오른 상태"라며 "금값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분할 매수 등의 방식으로 투자하면 연 8%가량의 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