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를 만든 PMC프러덕션(대표 송승환)이 이번에는 안동 하회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세미 뮤지컬 '탈(TAAL · 사진)'을 선보인다. 1997년 첫선을 보인 '난타'는 요리사들이 한국의 전통 타악 리듬을 활용해 퍼포먼스를 펼치는 비언어극으로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국내외에서 약 5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히트작이다. 업계에서는 '탈'이 전통문화를 접목한 또 다른 성공 사례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탈'은 안동탈춤에서 모티브를 얻었지만 전혀 새로운 장르다. 한복 대신 검은색 정장을 입은 등장 인물들이 다듬이소리에서 테크노 음악까지,사물놀이와 대중가요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춤추고 노래한다. 양반탈 · 총각탈 · 각시탈 · 선비탈 · 부네탈 · 주지탈 · 중탈 · 초랭이탈 등 생김이 다른 여러 탈들이 극중 인물을 대변하지만 배우들이 탈을 쓰고 벗는 것도 자유롭다. 마당마다 등장하는 마당놀이나 굿 등의 볼거리도 다채롭다.

내용은 시대를 초월한 허총각(총각탈)과 안각시(각시탈)의 사랑 얘기다. 먼 옛날 풍요의 땅에서 살던 젊은 예인 허총각은 꿈 속에서 땅의 수호신인 주지로부터 예언을 듣게 된다. 달이 일곱 번 차기 전에 만연한 부패와 타락,이로 인한 인간의 고통을 12개의 탈로 형상화하지 않으면 고향이 파멸될 것이라는 메시지다. 사랑하는 안각시에게 이유도 밝히지 못한 채 이별을 고한 허총각은 오직 탈을 만드는 데 전념하지만 그리움에 지쳐 그를 찾아온 안각시로 인해 주지의 노여움을 사게 되고 땅은 물에 잠긴 채 모든 탈은 곳곳으로 흩어진다. 그리고 둘은 21세기 안동에서 환경운동가와 국회의원 후보자의 딸로 재회한다.

송승환 대표가 예술감독을 맡았고 최근 뮤지컬 '서편제'를 만든 이지나 연출이 가세했다. 작곡과 안무는 각각 이지혜 · 서병구씨가 맡았다. PMC프러덕션 관계자는 "세계 문화 유산에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을 배경으로 다양한 음악과 독특한 안무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며 "일단 초등학생 이상 내국인과 외국인을 목표로 올해 첫 시즌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9월25일~10월2일,안동 문화예술의전당(1만~3만원)/10월16~24일,코엑스 아티움(2만~5만원).(02)738-8289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