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연휴 첫날인 21일 귀향길에 오르는 김대철 과장(34)은 새로 장만한 스마트폰에 비장의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을 가득 담았다. 스마트폰 덕분에 적잖게 부담스러웠던 긴 귀향 · 귀성길에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고 했다. 그는 날짜별로 필요한 앱을 꼼꼼히 챙겼다.

◆앱은 귀향길 도우미


김 과장은 설 연휴 때 공교롭게 막히는 길만 찾아다녀 고생을 많이 했다. 이번엔 미리 받아둔 아이폰용 KT '쇼 내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실시간으로 고속도로 교통 상황을 알려주는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교통정보 앱도 받아뒀다. 휴게소별 정보를 제공하는 '베스트 휴게소',주유소 위치와 가격 정보를 알 수 있는 '오피넷' 등도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사고 발생 때에 대비해 '긴급교통사고 대처(안드로이드)' 앱도 미리 저장했다. 교통사고 발생시 보험사 연락처와 주변 병원 · 정비소의 위치를 알려줘 편리하다는 말을 들어서다. 같이 출발하지 못하는 대학생 동생을 위해서 'iKobus(아이폰)'으로 고속버스표를 예매했다.

도시를 떠나 고향에 오니 밤하늘에 별이 빛난다. '구글 스카이 맵(안드로이드)' '스타 워크(아이폰)' 등 별자리 앱을 사용해 아이들에게 자연 체험을 시켜줄 좋은 기회다. 이들 앱을 구동시킨 뒤 스마트폰 카메라를 하늘에 비추면 해당 지점에 어떤 별과 별자리가 떠 있는지 나온다.

◆제사상 차리는 방법까지 있네

김 과장은 아내와 함께 올해 추석 차례상을 직접 차린다. 연로한 부모님 대신 모든 준비를 하기로 했다. 차례상 차리는 방법을 그림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는 '제사상' 앱을 믿고 있다. 지방 쓰는 법 등 제사 예절까지 스마트폰에 다 넣었다.

'우리 술 이야기' 앱도 저장했다. 이 앱은 다양한 우리 술의 기원,빚는 법,즐기는 법을 알려준다. 용한 앱으로 소문난 '지피지기(아이폰)'로 친척들의 사주부터 하루운 일년운 궁합 해몽까지 해줄 생각이다.

노래를 검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래방 책(안드로이드)' 앱,윷놀이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한가위 윷놀이' 앱도 쓸모가 있을 듯해 받아뒀다.

◆긴 일정에 지친 아이에게 동물원을

'곰 세 마리' '머리 어깨 무릎 발' 등 동요 4곡을 율동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 '보들북(아이폰)' 앱은 유료이지만 필요할 것 같아 다운받았다. 동물을 좋아하는 아들이 동물원에 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포켓 주(Pocket Zoo · 아이폰)' 앱도 챙겼다. 연휴 기간 아픈 사람이 생길 때를 대비해 '1339 응급의료' 등 병원 · 약국 운영 정보를 알려주는 앱도 받아뒀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