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주요 인사 및 오피니언 리더들을 동행 취재해 경제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제다큐멘터리.해외특집 '선진금융으로 가는 길'의 첫 방송으로 20년 만에 스페인 6위 은행에서 세계 9위 은행으로 자리잡은 산탄데르은행(사진)의 성공 스토리와 아시아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BBVA은행의 영업전략을 알아본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4일부터 이틀간 개최되는 가운데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조명하는 기회가 찾아왔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아프리카 현대미술 기획전’에서다. 아프리카의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대표 작가 8명의 작품 30여 점이 걸렸다.‘아프리카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탄자니아 화가 에드워드 팅가팅가(1932~1972)가 대표 작가 중 한 명이다. 미술 도구를 살 형편이 되지 않았던 그는 공업용 나무 합판과 도자기 조각, 자전거 페인트를 재활용한 그림을 그렸다. 아프리카 자연을 유머러스하고 초현실적으로 묘사한 ‘팅가팅가’ 화풍을 창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팅가팅가는 정사각형 캔버스를 빼곡히 채운 동물 이미지로 명성을 떨쳤다. 아프리카 동물을 의인화한 ‘해피(Happy)’가 단적인 예다. 강렬한 원색으로 각 대상의 역동적인 몸짓을 묘사했다. 그의 작품은 훗날 입체파 거장 파블로 피카소, 미국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 키스 해링에게도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반세기에 걸친 팅가팅가 화풍의 발전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부시 미키다디(1957~)의 ‘Covid Pandemic’(2023)은 팬데믹 기간 아프리카인의 애환을 익살스럽게 묘사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극명하다. 동물이 아니라 세균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마스크를 낀 군인이 지구를 둘러싸고 있다.‘공동체’는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에서 유난히 많은 인물이 눈에 띄는 이유다. 내전, 이산가족 등 식민지 지배로 얼룩진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예술가들의 염원이 반영된 결과다.아프리카 ‘휴머니즘’ 미술의 중심에는
강원 횡성군 둔내에서 차로 30분, 굽이친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계촌마을이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클래식 핫플레이스’로 변신하는 곳이다. 세계적 음악가들이 인구 2000명도 안 되는 작은 동네에 찾아와 클래식 팬들을 매료한다.계촌클래식축제 기간에는 마을 전체가 행사장으로 바뀐다. 비닐하우스와 공원은 공연장이 되고, 초등학교에는 연주자 대기실 문패가 붙는다. 농사짓던 마을 주민과 부녀회 회원들은 축제 가이드가 되고, 푸드트럭 요리사가 되고, 주차 요원으로 관광객을 맞이한다.계촌마을이 클래식과 인연을 맺은 것은 초등학교가 학생 부족에 시달린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폐교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계촌초는 뭐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전교생이 참여하는 별빛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오케스트라는 외지 학생을 하나둘 끌어들였고 폐교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줬다.이런 사연을 들은 현대자동차 정몽구재단과 한국예술종합학교는 계촌마을에 ‘예술마을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2015년 시작된 계촌클래식축제의 발단이었다. 한예종은 매년 졸업생을 보내 아이들을 가르치게 했다. ○풀벌레·새소리와 하모니“온 마을이 팔 걷어붙이고 나서고, 아주 난리도 아니에요. 이번에는 엄청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지난 2일 계촌마을에서 만난 주민 이모씨(67)는 이렇게 말했다. 축제를 찾은 방문객들이 마을길의 좁은 거리를 가득 메운 날이었다. 마을은 북적거렸다. 피아노 버스킹과 공연 리허설 소리로 가득 찼다.엄청 유명한 사람이 많이 왔다고 했는데 그 가운데 한 사람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었다. 조성진(사진)이 협연
전국 곳곳에서 문화를 즐기려는 사람들을 서울 북쪽까지 끌어모으는 곳. 2020년 서울 노원구에 문을 연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이다. 지금 이곳의 문을 열면 기분 좋은 향기로 가득하다. 향을 뿜어내는 주인공은 다름 아닌 ‘비누’다. 비누로 조각을 하는 작가 신미경이 만들어낸 비누조각의 세계가 가득 펼쳐졌다. 북서울미술관 지하에 자리한 어린이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 ‘투명하고 향기 나는 천사의 날개 빛깔처럼’을 통해서다. 신미경은 이번 전시를 열기 위해 100여 점이 넘는 비누 작품들을 새로 작업했다. 대부분이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신작이다. 투명한 비누 2, 불투명한 비누 원료만 1을 사용했다. 신미경은 비누 조각으로 상상의 세계를 펼치는 작가다.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천사. 천사라는 존재는 인간에게 실제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미술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 영감을 얻었다. 그는 존재했다 사라지는 천사의 존재가 마치 쓰여 닳아 없어지는 비누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원본이 이미 있는 천사 동상을 비누로 재탄생시키는 작업 방식을 택했다. 지하 1층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관람객들은 붉은 공간에 압도당한다. 세 면의 벽과 바닥, 그리고 작품을 받치는 좌대가 모두 새빨갛게 물들어 있다. 미술관은 관객들로 하여금 비누 작품이 가진 다채로운 색에만 집중하게 만들기 위해 공간을 오히려 강렬한 색으로 통일시키는 역발상을 꾀했다. 두 개의 층으로 이뤄진 전시장은 층과 층 사이를 천장으로 막는 대신 계단으로 이어 층고를 높였다. 위쪽 뚫린 공간에는 천사를 모티브로 한 르네상스 작품 두 점을 인쇄해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