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3남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설을 부인했다고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사진)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말을 인용해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4~10일 베이징을 방문, 원 총리와 만났다.

그는 13일 카터센터 웹사이트에 올린 방중 보고서에서'김 위원장이 정은에게 권력을 물려줄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원 총리가 "서방의 뜬소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원 총리의 이 말에 대해 "놀라운 일"이라며 "북한 권력승계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더 기다려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원 총리가 자신의 북한 방문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어 "내가 북한에서 받은 긍정적인 메시지가 김 위원장이 중국에 전한 것과 같았다"고 덧붙였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달 25~27일 북한에 억류 중이던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의 석방을 위해 평양을 찾은 데 이어 지난 4일부터 7일간 중국을 방문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의 후계구도와 관련,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 8일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연설에서 김 위원장의 후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북한의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를 지켜보고 있지만,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